‘39분에 한명씩 자살’ 한국, 미래가 더 암담하다

- 높은 청소년 자살률, 10대 우울증 환자 급증
- 5년 새 청소년 우울증 환자 두 배 가까이 늘어

통계청이 작년 한국 자살자가 13,352명으로 전년도 대비 1.2%가 늘었다고 발표했다. 하루 평균 자살 사망자는 36.6명으로 39분에 한 명씩 자살하는 셈이다. 인구 대비로 따지면 3,900명 중 1명꼴로 자살자가 나오고 있으니 어지간한 대단지 아파트에서는 매년 한명씩 자살자가 나오는 것과 같다.

OECD 국가 평균 자살률의 두배가 넘는 세계 1위 자살국가의 불명예는 이어졌다. 코로나19 희생자(5 훨씬 많은 피해자가 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적다. 코로나19는 환자가 사망하면 바이러스도 소멸하지만, 자살은 확인되는 순간 주변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뿐만 아니라 청년 학생들의 높은 자살률과 10대 우울증 환자의 급증은 미래를 더욱 암담하게 만든다.



20대의 청년들의 사망자 중 절반(56.8%)이 넘는 사람들이 자살로 인해 사망한다. 30대(40.6%)와 10대(43.7%)에서도 사망원인 1위는 압도적으로 자살이다. 자살 미수자는 자살 시도자에 몇 배에 이른다고 추정되고 있다. 청년 학생의 높은 자살률은 그 몇 배에 달하는 자살 미수자들이 어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청소년들의 자살은 청소년 정신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에 따르면 19세 이하 아동 청소년 정신진료 환자 수가 2016년 22만 명에서 2020년 27만 명으로 늘었다. 특히 우울증은 2016년 26,054명에서 2020년 48,221명으로 5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질병관리청의 청소년건강행태조사(2020년)에서도 청소년 4명 중 1명이 우울감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과적 치료를 받지 않은 우울증 청소년들이 더 많을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청소년 10명 중 1명은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경험이 있으며, 나이가 많아질수록 그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의하면 영국은 2021년 7900만 파운드를 ‘아동 청소년 정신건강 서비스’ 예산에 별도로 배정했다. 내년까지 4백개의 정신건강지원팀을 만들어 교내 또는 학교 근처에서 정신과전문의와 심리치료사 등 전문인력이 투입돼 상담과 치료에 나설 계획이다. 호주 역시 2006년 연방정부 주도로 국가청소년정신건강재단을 설립하고, 호주 전역에 100곳이 넘는 센터를 설치해 청소년들의 정신질환에 대해 전문적인 치료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아동 청소년에 특화된 치료가 가능한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전국에 4개소에 불과하다. 학생 수 감소와 세원 증가로 교육 관련 세금이 남아돌지만, 정작 학생들을 ‘살리는’ 곳에는 예산이 투입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학교에서 정신질환을 조기발견 하기 위한 상담시간을 제공하고, 근처 의료진과 연계하여 꾸준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는 동시에 과도한 학업스트레스를 완화할 근본적인 교육환경 변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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