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비의료인에 의료행위 교사한 의사, 면허취소 처분 적법”

- 앞서 의료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받은 정형외과 의사, 면허취소 처분 확정
- 의료기기 납품업체 직원 등 비의료인에게 의료행위하게 해

정형외과 의사가 의료기기를 납품하는 직원 등 비의료인에게 의료행위를 하도록 교사하여 의료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받은 것에 이어 면허취소 처분도 확정됐다. 법원은 보건복지부의 면허취소 처분에 해당 의사가 제기한 처분 취소 소송에서 복지부의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전북의 한 병원의 정형외과 과장으로 근무하던 의사 A씨는 2015년 6월 23일 병원 내 수술실에서 환자 B씨의 척추풍선성형수술을 했다. A씨가 직접 수술용 칼로 수술 부위를 절개한 후 스테인리스 관을 삽입하되, 만약 A씨가 스테인리스 관을 제대로 삽입하지 못하면, 비의료인인 C씨가 스테인리스 관을 삽입하고, A씨가 조영제가 들어있는 풍선을 스테인리스 관에 삽입한 다음 이를 부풀려 공간을 만들어내면, C씨가 수술용 시멘트를 배합, 주사기로 수술용 시멘트를 주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A씨는 D씨로 하여금 위와 같은 의료 행위를 하도록 했다.

이들은 2017년 10월까지 이러한 방법으로 총 49회에 걸쳐 척추풍선성형수술을 시행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C씨는 의료기기 판매업체 D사의 사장으로 척추풍선성형수술에 필요한 의료기구를 납품하고 있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A씨는 또다른 비의료인 E씨와 2015년 3월3일 같은 병원 내 수술실에서 환자 F씨의 어깨관절내시 경수술을 함에 있어, A씨가 수술용 칼로 수술 부위를 절개한 다음 내시경 카메라를 넣고 앵커를 잡으면 E씨가 이를 망치로 내리치고 E씨가 앵커를 잡으면 A씨가 이를 망치로 내리쳐 어깨 부위에 구멍을 뚫고, A씨가 내시경 카메라를 잡으면 E씨가 구멍에 특수실을 넣어 묶고 E씨가 내시경 카메라를 잡으면 A씨가 구멍에 특수실을 넣어 묶는 등의 방법으로 함께 의료행위를 했다. 이들은 2017년 6월까지 총 6회에 걸쳐 어깨관절내시경수술을 했다. E씨는 의료기기 판매업체 G사의 직원으로 어깨관절내시경수술에 필요한 의료기구를 납품하고 있었다.

경북지역 지방법원은 A씨의 의료법 위반행위에 대해 2019년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 그리고 사회봉사 160시간의 유죄판결을 내렸다. 해당 판결은 2021년 대법원서 최종 확정됐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2021년 4월 '관련 형사사건의 확정이 의료인 결격사유에 해당한다'라는 이유로 의료법 제65조에 따라 A씨의 의사면허 취소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복지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은 “이 사건 위반행위는 2015년 3월3일부터 2017년 10월24일까지인데, 당시 시행 중이었던 구 의료법(2019년 4월23일 법률 제163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6조 제1항 제5호에 따르면 ‘의료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하여 의료인이 아닌 자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한 때’에는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관련 법령에서 그 기간을 3개월로 정하고 있는 점, 동일한 위반행위에 대해 징역형의 집행유예 이상의 중한 형사처벌을 받았는지 여부에 따라 의사면허 자격정지와 자격취소가 달라지는 점은 부당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의사면허를 취소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서울행정법원 제14부)는 그러나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복지부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의료법 제65조에 따르면 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의료법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의 면허를 취소해야 하고, 이는 기속행위이다”라며 “A씨가 관련 형사사건에서 의료법위반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는 의료법 제8조 제4호에서 정한 ‘의료법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였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에 해당하므로, 의료법 제65조에 따라 원고의 의사면허를 취소한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하다”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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