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몸 속에 들어간 거즈를 20여 년만에 발견한 환자가 해당 수술을 진행한 병원 측을 상대로 낸 손해 배상에서 승소해 보상받게 되었다. 13일 울산지법 민사항소2부(이준영 부장판사)는 A씨가 병원 측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로써 병원 측은 원심에서 두배가 늘어난 배상액을 물게 됐다.

A씨는 2017년 업무 도중 갈비뼈가 골절되어 하복부 출혈이 발생함에 따라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수술 도중 자궁에서 골반 종괴가 발견되어 자국 적출술을 받아야 했는데, 골반 종괴의 정체는 바로 수술실에서 사용하는 거즈 뭉치였다. A씨의 수술 이력을 확인한 결과 20여 년 전 제왕절개 수술을 받을 때 제거되지 않았던 거즈로 추측되었다.

이에 A씨는 제왕절개 수술을 시행했던 병원 측을 상대로 하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 병원 측은 2,000만 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으나, A씨는 의료 과실 배상액이 너무 적다는 취지로, 병원 측은 배상할 책임이 없다며 판결 자체를 불복하여 항소를 각각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20년 넘게 느꼈을 불편함과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고려하여 배상액을 4,000만 원까지 늘려 판결다. 재판부는 “병원 측의 의료상 과실 내용과 경위, A씨가 자궁 적출술까지 받아야 했던 상황 등을 종합해 배상액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20년 3월에도 제주의 한 산부인과에서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은 산모가 퇴원 후에도 복통을 호소해 종합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몸속에서 수술 중 사용된 거즈가 나왔었다. 당시 병원 측은 "수술에서 쓴 거즈 개수와 최종 제거 거즈 개수가 동일하다는 간호사의 말을 듣고 수술을 끝냈는데 이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