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석달 만에 또 ‘빅스텝’... 0.5%P 올려 14개월간 8번 인상
- 이창용 “내년 초까지 물가 5%대, 빚낸 국민 힘들겠지만 인상 불가피”
- 美와 격차 고려해 추가 빅스텝 예고도
한국은행이 석달만에 사상 두 번째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준 금리 3.00% 시대가 열렸다. 3%대 기준 금리에 도달한 것은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해(금통위)는 1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연 2.50%인 기준 금리를 3.00%로 0.50%P 인상했다. 금통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기 침체가 우려되어 금리 인하에 나서 2020년 5월 사상 최저치인 0.50%까지 낮췄으나 지난해 8월 0.25%P 상승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과 올해 1·4·5·7·8월, 그리고 이 날까지 1년 2개월 사이에 8차례에 걸쳐 총 2.50%를 끌어올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빚을 낸 많은 국민이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거시(경제) 전체로 봐서는 안정에 기여하는 면도 있다”며 빅스텝 단행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는 “내년 1분기까지 5%대를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물가 오름세는 기대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물가 중심의 경제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원화 가치 하락도 빅스텝 단행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날 금통위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을 밟았다면 오는 11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네 번째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에 나설 경우 양국의 금리 격차는 1.25% 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이 총재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에 따라 (금리 인상을)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금리 격차는 자본 유출로 이어지고 물가와 금융 안정을 흔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기 둔화에도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다음달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기준금리의 최종 상단을 3.5%로 보는 시장의 견해에 대해 “다수의 금통위원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견해를 가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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