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의 ‘티아시아’, 사실상 독점 ‘오뚜기 카레’ 위협... 40년 아성 무너트릴까

- 작년 4월 출시 ‘티아시아’ 1년 반 만에 시장 점유율 26% ‘고급 카레 시장 개척’
- 오뚜기, 지난 40년간 90% 점유율... 샘표 시장잠식에 66%로 하락

일명 ‘전지현 커리’로 불리는 샘표의 ‘티아시아 커리’가 2년 연속 판매랑 1000만 개를 넘겼다. 지난해 4월 출시해 1년 반만에 레로르트 형태의 즉석카레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넘기면서 40년 넘게 90% 안팎의 높은 점유율로 사실상 독점해오던 오뚜기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 출처 : 티아시아 커리 광고 캡쳐

24일 업계에 따르면 티아시아 커리는 최근 누적 판매량이 2,000만 개를 넘어섰다. 출시 첫해 1,000만 개를 판매한 것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연간 1,000만 개 판매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링크에 따르면 최근 1년동안 매출액 기준 국내 즉석카레 시장 점유율은 티아시아가 26.2%로 오뚜기(66.2%)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티아시아 커리는 국내 최고의 빅모델로 손꼽히는 전지현을 상품 광고 전면에 내세우면서 출시 초기부터 '전지현 커리'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11월 1000만개 판매 기록을 세울 때만 해도 빅모델 마케팅에 따른 반짝 효과일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다만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결국 연간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하면서 즉석카레 시장에 안착했다.

티아시아 커리의 성공 비결로는 '마크니' '푸팟퐁' '마살라' 등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유명 카레를 이국적이면서도 우리 입맛에 맞게 구현한 것이 꼽힌다. 샘표 관계자는 "획일화된 맛의 기존 카레 시장에 다양하고 색다른 맛의 제품이 등장하면서 다소 비싸더라도 해외나 외식 전문점에서나 맛볼 수 있는 퀄리티의 제품을 선택하려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국내 즉석카레 시장은 오뚜기가 1981년 레토르트 형태의 '3분 카레'를 처음 내놓은 이후 40년 넘게 시장 점유율 80~90%대를 유지하면서 사실상 독점해왔다. 대상 청정원이 2009년 '카레여왕'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분말카레 시장에서 2013년 점유율 20%를 넘긴 적이 있지만, 즉석카레 시장에선 점유율 10%를 넘지 못했다. 5~6%대를 기록하던 청정원의 즉석카레 시장 점유율은 최근 3.5%까지 내려갔다.

티아시아의 거센 도전에 오뚜기도 오랜만에 즉석카레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맞불에 나섰다. 오뚜기는 기존 3분 카레와 별개로 '비프코르마' '치킨마크니' '치킨마살라' '푸팟퐁' 등 동남아와 인도 카레 맛을 구현한 프리미엄 제품 4종을 지난 8월 말 새로 출시했다. 3분 카레가 1500원 안팎에 판매되는 것과 달리 신제품 4종의 개당 가격은 3000원대 후반으로, 티아시아 커리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집밥 수요가 커지면서 분말카레 판매가 늘고 즉석카레 판매는 다소 주춤한 상황이었는데, 샘표가 시장에 들어오면서 즉석카레 판매가 다시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뚜기가 프리미엄 즉석카레 제품을 내놓은 것도 티아시아의 출현이 기존 3분 카레 시장을 잠식했다기보다는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즉석카레 시장이 새로 형성됐음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3분 카레와 티아시아 커리는 적극적인 텔레비전 광고 마케팅을 통해 시장에 안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3분 카레는 1980년대 '일요일은 오뚜기 카레'라는 광고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치면서 소비자 뇌리에 깊이 각인됐다. 티아시아 커리도 광고에서 "맛이 달라"를 반복해 부르면서 기존 카레 맛과는 다른 즉석카레가 출현했음을 소비자에게 인식시켰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