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경구용 치료제에 대해 세계 중·저소득국가 95개국에서 특허 사용료 없이 복제할 수 있도록 허가
- 앞서 경쟁사인 머크도 코로나19 경구 치료약인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 제조 면허를 공유하기로 결정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는 미국 보건당국에 해당 치료제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하며, 자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에 대해 세계 중·저소득국가 95개국에서 특허 사용료 없이 복제할 수 있도록 허가하겠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화이자는 유엔(UN)이 지원하는 의료단체 약품 특허풀(MPP)과 계약을 체결하고 95개국에 자사의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 로비드(Paxlovid) 제조 면허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이러한 화이자 측의 결정은 경쟁사인 머크가 자사의 치료제에 대해 복제를 허용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머크는 지난달 27일 MMP와 계약을 체결하고 자사의 코로나19 경구 치료약인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 제조 면허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머크는 저소득 105개국에 한정해 치료약 복제를 허용해 저비용으로 치료약 접근성을 넓히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화이자의 코로나19 치료제는 알약 형태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로, 자체 임상시험 결과 입원과 사망 확률을 89%까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 발현 후 사흘 내 치료제를 투여해야 한다는 게 화이자 측의 설명이다. 화이자는 중·저소득국가를 중심으로 95개국을 한정해 자사의 치료약 복제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화이자가 한정한 95개국에는 최근 5년간 중하위에서 중상위 소득으로 전환된 국가들이 포함되는데, 이에 따라 전 세계 인구 약 53%가 이번 계약의 혜택을 받는다.
찰스 고어 MMP 사무총장은 “코로나 피해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또 다른 치료제를 보유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화이자 측의 결정을 반겼다. 이어 “수개월 내 화이자 치료제의 복제품이 나오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알버트 불라 화이자 회장은 성명을 내고 “우리의 치료제가 코로나19 감염의 심각성을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이 처한 현실과 상관없이 치료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화이자는 쿠바와 브라질, 이라크 등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국가들을 복제약 제조 허용 대상국에서 제외시켰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화이자가 개발한 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높은 상태다. 화이자는 다음 달 말까지 18만개, 2022년 말까지 최소 5000 만회분의 치료제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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