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분기 실적 발표 후 주주서한 통해 공유 과금 확대 예고
- 칠레 등 일부 남미 국가, 지난해 3월부터 1인당 월 2~3달러 부과
- 넷플릭스 “단기적으로는 구독 취소 늘어날 수 있으나 가입자 수는 결국 늘어날 것” 전망
“비밀번호 공유는 사랑”이라던 넷플릭스가 결국 예고대로 계정 공유 유료화 확대에 나섰다. 칠레 등 일부 남미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공유 요금제가 우리나라에도 곧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 적용 시기는 3월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진행한 후 공개한 주주 서한에서 “1분기 말에 계정 공유 유료화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가별 공유 요금제 상세 가격은 정확하게 밝히진 않았지만 약 3달러(약 3,700원)정도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르헨티나, 코스타리카 등 일부 남미 국가에서 시범 운영 중인 공유 요금제의 가격은 1인당 2.99달러이다.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유료화에 나선 이유는 가입자가 감소하면서 실적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분기 유로 가입자 수가 이전 분기보다 약 20만 명이 줄어든 바 있다. 창사 11년 만에 첫 가입자 수 감소에 분기 실적 발표 당일 넷플릭스 주가는 35%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다.
이같은 가입자 감소세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넷플릭스는 이용자들간의 ‘계정 공유’를 꼽았다. 넷플릭스는 1억명 이상의 가입자가 가족, 친구 등과 계정을 공유하고 있다고 자체 추산한 바 있다. 현재 넷플릭스는 이용약관상 이용자의 가구 구성원에만 계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친구 등 제3자와 공유하다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유출과 침해를 막겠다는 취지였으나 제3자 공유를 강력하게 단속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넷플릭스가 지난해 3월 계정 공유 요금제를 처음 출시한 바 있다. 칠레 등 남미 일부 국가에는 가구 구성원이 아닌 제3자에게 계정을 공유하려면 1인당 2~3달러를 내야 한다. 최대 2명까지 공유할 수 있는데 계정 소유자의 IP 주소, 계정 활동 등으로 동거 가족, 제3자를 구분한다. 또 여러 기기에 같은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인증 절차도 거치도록 했다.
넷플릭스 측은 계정 공유 요금제가 지난해 선보인 광고 요금제와 함께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계정 공유 과금에 월 3달러로 책정하면 "미국과 캐나다에서 내년에 7억 2,100만 달러(약 8,900억 원)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새정책에 반대하는 이용자들이 적지 않다. 추가 수익만큼 손실도 우려된다는 얘기다. 실제 남미 일부 국가에서 공유 요금제를 시행하자 각국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안녕넷플릭스(ChauNetflix)' 등 구독 취소를 인증하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본인 명의로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이용자 120명 중 42.5%가 '계정 공유에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면 구독을 취소하겠다'고 답했다. '추가 비용을 내겠다'는 이용자는 24.2%에 그쳤다.
넷플릭스 측도 이같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잘 알고 있다. 넷플릭스는 주주 서한에서 "남미 지역에서 관찰한 것처럼 계정 공유 유료화 시 일부 가입자는 구독을 취소할 수 있다"면서도 "기존에 계정을 빌린 가구가 자체적으로 계정을 만드는 등 계정 수가 늘어나 전체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앨리시아 리즈, 마이클 패처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도 광고 요금제가 계정 공유 요금제로 나타날 이용자 이탈을 보완해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이런 현상으로 넷플릭스가 연간 1,700만명의 신규 가입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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