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에게 모친상 부고 알리며 ‘계좌번호’ 보낸 시장

- 이상호 태백시장, 지난해 12월 모친상... 시민에게도 ‘계좌번호 포함’ 부고메시지 보내
- ‘비서실 실수’ 취지 해명 불구 부적절 논란

지방자치단체장이 자신의 계좌번호가 적힌 부고 메시지를 일반 시민들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인 가운데 해당 단체장이 이를 비서실의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비판 여론이 더 커지고 있다.


▲ 출처 : 국민일보

23일 지역 주민에 따르면 이상호 태백시장은 지난해 12월 모친상을 치르는 과정에서 자신의 계좌번호가 담인 부고 메시지를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지역 주민에게 발송했다. 부고 메시지에는 이 시장의 이름으로 상주명이 적혀있었다.

여기까지도 특이한 케이스였으나 논란은 이 뒷 문장에서 발생했다. 해당 문자에는 이 시장의 은행 계좌번호도 적혔었다. 글에는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문상이 쉽지 않음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계좌를 알려드리오니 넓은 마음으로 혜량해주시길 바란다”고 적혀있다. 문제는 이런 내용의 부고 메시지를 이시장과 별다른 연이 없는 지역 주민에게까지 발송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시장은 “안동에서 어머님을 모시면서 비서팀에 평소 카카오톡을 주고받았던 분들에게 부고를 전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계좌번호까지 넣은 것 같다”며 “부고장을 받으신 분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면서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퍼진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모든 책임도 저에게 있다. 주민들에게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다. 추후 이 같은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 시장이 일반 시민들에게 무작위로 문자를 보낸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은 성명을 내고 “현직 태백시장의 부고장이 태백시민들에게 무작위로 발송된 것도 문제지만, 부고장에 조의금을 보낼 시장 명의 은행 계좌번호를 버젓이 넣는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태백시민들에게 무작위로 부고장을 발송한 것은 명백한 개인정보보호법과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이라면서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격언을 이 시장은 명심하고, 앞으로는 신중하게 처신하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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