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이 숨 안 쉰다’ 119 신고로 CPR 받으며 병원 이송... 결국 숨져
- 전 남자친구와 혼인신고 없이 동거하며 아이 2명 낳아
- 5~8살 아이에 엎드려 뻗쳐·대소변 취식 등 상습적 학대
2021년 3월, 인천광역시에서 8살 어린 여아가 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곧이어 당시 신고했던 친모 A(28)씨와 계부 B(27)씨가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친모 A씨는 전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로 동거를 하며 아들과 딸, 두명의 아이들을 낳았다. 친부와 헤어진 후 SNS(쇼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계부가 되는 B씨를 만나 2018년 1월부터 아이들과 함께 인천에서 살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딸이 사망한 2021년 3월 2일까지 인천시 중구의 한 빌라에서 학대를 일삼아 왔다.
이들 부부는 C양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거나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엎드려 뻗쳐를 시켰고, 빨대로 본인의 소변을 마시게 하거나 대변을 먹이고, 대변이 묻은 팬티를 1시간 동안 입에 물고 있게 하는 등 쉴 새 없이 학대해왔다.
2020년 8월부터는 맨밥만 주기 시작했고, 12월부터 2021년 3월 2일까지는 밥을 하루에 한끼만 주거나 아예 굶기는 날도 있었다. C양이 사망하기 2일 전에는 딸에게 음식을 주지 않았다. 또 옷을 입고 거실에서 오줌을 눴다는 이유로 옷을 모두 벗긴 채 찬물로 샤워를 시킨 뒤 물기도 제거해주지 않고 방치했고, C양이 화장실에서 쓰러졌음에도 아들과 함께 거실에서 모바일 게임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아들에게 ‘5대만 때렸다고 진술하라’고 거짓말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몸을 떨던 C양은 극심한 영양불균형에 시달리다 전신쇠약으로 사망했다.
A씨는 C양에게 하루나 이틀동안 밥과 물을 전혀 주지 않은 날도 있고, C양의 몸에 멍이나 찢어진 상처가 많았지만 병원 진료를 받게 한 적은 없다고 인정했다. C양이 사망한 3월 2일에도 C양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는 것을 알았지만 그동안의 학대 사실의 발각 우려로 인해 제때 신고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C양은 사망했을 당시에 온 몸에서 멍자국이 발견되었으며 8살임에도 기저귀를 착용하고 있었다. 또 당시 키 110cm에 몸무게는 13kg 정도로 또래에 비해 현저히 작은 키와 덩치를 가져 오랜 시간동안 극심한 영향 불균형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건 이후 C양은 장례식 없이 외할아버지에게 시신이 인계되었고, 아들은 아동보호시설로 인계되었다. 그해 3월 6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된 A씨와 B씨는 3월 11일 아동학대 및 살인 혐의로 검찰로 송치됐다.
결국 이들 부부는 당시 8살 딸을 상습적으로 때리고 음식을 주지 않는 식으로 3년 넘게 35차례에 걸쳐 학대하고, 사망에 이를 것을 알면서도 내버려 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1년 6월 25일 검찰은 계부와 친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2021년 7월 22일 인천지법 형사 15부는 A씨와 B씨에게 검찰 구형대로 징역 3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7월 28일에 항소했다. 이에 같은 날 검찰도 A씨의 항소에 맞항소했다. 이는 불이익변경 금지의 원칙으로 인해 항소심에서 이들의 형량이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2021년 12월8일 서울고법 제6-2부는 A씨와 B씨의 항소를 기각해 징역 30년을 유지했다. 2022년 2월11일 대법 2부는 A씨와 B씨의 상고를 기각해 징역 30년을 확정했다. 이들은 현재 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살인죄의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또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살펴보면 원심이 이들 부부에 대해 징역 30년을 선고한 판결을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한편 2022년 5월17일 인천지법 형사9단독은 A씨와 B씨에게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징역 2년씩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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