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25일부터 의료법 제38조 2 법안(수술실 CCTV 의무설치)의 시행이 다가오는 가운데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법 조문의 애매한 표현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확실치 않은 기준으로 추후 촬영설비 설치가 확장성을 가질 우려도 있고,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형평성에 문제가 생길 우려도 있다.

해당 법의 1항을 보면 ‘전신마취 등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의 개설자는 ’개인정보 보호법‘ 및 관련 법령에 따라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설치해야 한다. 이 경우에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설치에 필요한 비용 50%를 지원할 수 있다.

문제는 ’의식이 없는 상태‘라고 표현한 부분에 ’전신 마취‘가 들어가는 수술실을 제외한 장소인 처치실, 시술실, 국소마취실, 내시경실 등도 추후 하위 법령 개정을 통해 CCTV 설치를 강제할 근거가 된다.

더군다나 2022년 12월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의 '수술실 안전관리 지원 사업 집행계획'에는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 과해 '전신 마취, 수면 마취 등 포함'으로 기재돼 있어 이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소위 '수면 마취'라 일컫는 진정(sedation)은 수술실에서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모 의료계 관계자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CCTV 설치 기준이 수술실로 규정돼 있는데 법안 내용을 보면 국소마취나 내시경도 소위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 등으로 포함되는지가 불명확하다”라며 “수면마취라는 용어가 학술 용어도 아니고, 다양한 진정 상태를 폭넓게 의미하기 때문에 법 적용을 '전신마취'로 국한하는 것이 옳다”라고 말했다.

이세라 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은 “현재 정부와 지자체의 비용 지원은 법규정으로 인해 '전신 마취, 수면 마취 하의 수술실'로 규정돼 있다”라며 “그러나 의료계에서 나오는 우려와 같이 이른바 '진정'을 하는 수술실 외의 장소에 대한 비용 지원은 성문화돼 있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만약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 수면 마취 등이 포함돼 CCTV설치 의무가 하위법 개정으로 확장되면 일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의식이 없는 상태의 수면 마취가 이루어지기에 커다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라며 “복지부의 지원사업 집행계획에서 '환자 의식이 없는 상태'를 전신마취에 한정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명확히 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