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료원, ‘비의료인’ 간호조무사가 PA로 수술보조 파문

- 의료인인 간호사 아닌 간호조무사 채용해 PA로 활용... 봉합·리트랙션·커팅 등 무면허 의료행위 지시
- 단순 채용 실수 아닌 지속적·공식적으로 의료원 차원 채용 실시해 온 듯
- PA 자체도 현행법상 불법이지만 아예 비의료인 간호조무사 채용해 더 큰 논란

공공의료기관인 인천광역시의료원이 일부 간호조무사들을 ‘수술 보조’라는 명목하에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해 온 정황이 드러나며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의료원은 간호조무사 대상으로 수술실 의료지원인력(PA) 채용 공고를 버젓이 올려온 한편, 채용된 PA 간호조무사에게 봉합술 등 수술 보조 행위를 지시해 온 것으로 추측되어 면밀한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 출처 : 인천의료원 채용 공고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인천의료원은 과거 채용 공고를 통해 공식적인 절차와 지속성을 가지고 수술실 PA 인력 모집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PA 인력으로 간호사를 채용한 해도 있기는 하지만 간호조무사를 PA 인력으로 3명 이상 동시 합격시킨 해도 있는 등 간호조무사를 PA 인력으로 적극 활용해 온 것으로 나타나 큰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PA 간호사 자체도 불법에 해당하지만 이번 인천의료원의 경우 비의료인인 간호조무사를 수술실 PA로 채용한 것 자체가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료법 제2조에 따르면 의료인은 복지부 장관의 면허를 보유한 의사·한의사·치과의사·조산사·간호사를 말하며 간호조무사는 의료법상 비의료인이다.

더군다나 이번 인천의료원에서 PA 간호조무사들은 수술실에서 퍼스트 어시스트(First assist)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퍼스트 어시스트란 집도의 옆에서 수술을 가장 많이 보조하는 인물로 보통 전공의나 펠로우 의사가 담당한다. 대부분의 경우 봉합술, 리트랙션, 커팅 등 수술에 직접 참여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인천의료원 직원은 “PA 간호조무사가 지혈을 할 때 실로 매듭을 짓는 타이커팅, 리트렉션 등을 하는 것을 직접 본 적이 있다”며 “전공의 등의 참여가 없이 집도의와 간호조무사가 단둘이 수술을 진행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인물이 간호조무사인지 의료진은 몰랐다. 대부분의 의료진들이 해당 PA를 간호사로 알고 있을 것”이라며 “집도의인 외과 과장의 경우에는 해당 인물이 비의료인임을 알고 같이 수술했는지도 의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간호조무사가 수술실에서 직접 수술을 보조하는 PA 행위를 수행했다면 명백한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이며, 이를 채용하고 묵인한 의료원장도 무면허 의료행위 교사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도 “수술실에서 간호조무사가 간호사나 의사 등이 해야할 업무를 지시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며 “환자 이송, 간단한 심부름 정도는 용인될 수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간호조무사가 수술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전성훈 법제이사는 “채용공고만 낸 것 가지고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되기는 어렵지만 실제 수술실에서 간호조무사가 보조행위를 해왔다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당사자인 간호조무사, 의료원장까지 처벌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관계자도 “공공병원이라는 의료원에서 버젓이 PA 간호조무사를 채용 공고를 낸 것만으로도 논란이 될만한 사안”이라며 “간호조무사가 수술실에서 단순히 수술도구를 전달하는 정도의 역할을 한다면 모를까 직접적으로 수술에 대한 보조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고, 협회도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우려했다.

해당 논란과 관련해 인천의료원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자체 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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