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의료인들 “진짜 문제는 현장 처우” 복지부에 의견 전달

- 복지부, ‘젊은 의료인 2030 간담회’ 통해 젊은 의사들 의견 청취
- 젋은 의사들 “근본적 문제는 정원 확대 아닌 현장처우 개선”
- “단순히 ‘몇시간 일하면 보수가 얼마’ 접근 말고 비전과 자존감 지키게 해줘야”

젊은 의사들이 보건복지부에 의사부족 현상의 대안으로 제기 되고 있는 의대정원 확대 등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젋은 의사들은 진짜 문제는 의대정원 확대가 아닌 현장 처우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28일 보건복지부는 ‘젊은 의료인 2030 청년 간담회’를 개최하고 의사와 간호사 등 젊은 나이대의 의료인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젊은 의료인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최근 필수의료인력 확보를 위해 의대와 간호대 정원 확대 등 공급 대책 개선에 집중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인력 자체의 부족’이 아닌 ‘인력 활용 방안의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의 주재로 진행된 간담회는 전공의와 간호사, 의대생, 간호대생 등이 참석자 발언과 토론 방식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예정 시간도 1시간 이상 초과해 진행됐다. 박차관은 이 자리에서 2030 의료인들과 청년 자문단의 의견을 청취하고 “간담회에서 젊은 의료인과 청년들이 제안한 내용을 충실이 검토해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던 의대생 A씨는 “의료 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인들의 처우 개선 요구가 빗발쳤다. 의료인이라는 사명감만이 아닌 현실을 버텨내기 위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든 직역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대학 정원을 확대해서 의사와 간호사를 더 뽑기 이전에 현장에 왜 사람이 없는지부터 검토해야 한다”며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정말 부족할까. 왜 소아청소년과와 외과 의사들이 병원을 뛰쳐나가 피부·미용에 매달리는지, 왜 많은 간호사들이 경력 단절 상태로 병원에 돌아오지 못하는지 돌아보는 것이 순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 분야 전체가 일하기 힘든 곳이 되어버렸다. 박 차관의 말을 들어보니 5급 사무관 중 보건복지부 1지망자가 단 한 명이라고 한다”면서 “단순히 사람수를 늘리기 보단 보건의료가 힘들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참석자 전공의 B씨도 “오늘 간담회 자리는 ‘있을 때 잘해달라’로 정리가 가능하다. 대학 정원을 확대하고 지역의 의무 배치한다는 수준의 정책에 허비할 시간이 없다. 일하는 사람부터 현장에 붙잡아 둘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지원하면 돈을 주겠다가 아닌 지금 일하는 사람부터 돈을 더 주는 정책부터 만들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현장에 집중해달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내가 겨우 이런 취급을 받으려고 고생했나 싶은 회의감이 수도 없이 든다. 단순히 ‘몇시간을 일하면 보수가 얼마’식으로 접근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어른들은 요즘 젊은애들이 몸 편한 것만 우선시한다고 하지만 우리도 의료인으로서 비전과 자존감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이를 지키면서 일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요구했다.

또한 이날 참석자들은 복지부가 젊은 의료인과 직접 소통하는 이런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학교수나 기관장 등 '기성세대' 의견에 집중하면서 발생하는 허점과 불균형을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A씨는 "겉으로 보기에 간호법 문제로 직역 갈등이 첨예한 것 같지만 오늘 간담회 참석자 간에는 직역을 넘어선 공감대가 있었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 고통을 겪는 건 우리 2030세대다. 병원을 지키는 간호사, 당직하는 전공의 다 젊은 세대다. 필수의료를 비롯해 의료 정책이 제대로 진척되려면 이곳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B씨 역시 "정부와 기관이 주로 접촉하는 협회나 학회하고 우리 같은 밑바닥 민심은 문자 그대로 천지 차이인데 이제까지 있어도 없는 것처럼 보여도 안 보이는 것처럼 지나치기만 했다"면서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의료 현장을 움직이는 이들 의견을 더 귀담아듣고 공정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수립하길 바란다"고 동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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