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원형 탈모 치료제 ‘올루미언트’... 얼마나 효과 있을까

- 첫 원형탈모 치료제 등록되자 대기 수요까지 생겨... 역할 확장 기대감
- 1년에 740만 원 수준의 막대한 비용 걸림돌... “치료지침 정립 필요”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가 국내 최초로 성인 중증 원형 탈모증 치료제로 등록되면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가운데 과연 실제 효과가 어느정도 일지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대기수요까지 있는 치료제인 만큼 탈모 질환에 대한 관심 증가 등 파급력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만, 새로운 적응증에 빠르게 정착되기 위해서는 원형탈모 질환에서도 경증과 중증 등 명확한 구분과 가이드라인 정립 등 향후 과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릴리의 경구용 JAK 억제제 올루미언트를 국내 최초의 성인 중증 원형 탈모증 치료제로 허가했다. 구체적인 복용 대상은 18세 이상의 성인이면서 중증 원형 탈모를 가지고 있는 환자다. 올루미언트 허가 이전까지는 원형 탈모를 적응증으로 승인된 치료제는 없었으며, 기존에 권고된 치료제는 유효성을 지지하는 근거가 제한적이었다.

대한모발학회 김문범 회장은 “중증 원형 탈모증은 그동안 원형 탈모에 대한 낮은 의식과 원형 탈모 환자를 위한 허가받는 약재가 없었던 문제로 많은 환자들이 치료제의 제한을 겪어 왔다”며 “대한모발학회는 이미 지난해부터 치료 지침 개정안을 통해 중증 원형 탈모증 환자를 위한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모발학회 원종현 홍보이사도 “중증 탈모환자들에게 대기 수요가 있던 약제라서 승인을 계기로 처방 및 복용까지도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동안 치료가 쉽지 않았던 넓은 범위의 원형탈모환자나 기존의 면역 억제 치료가 어려웠던 부작용 경험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된 것은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이번 올루미언트의 성인 중증 원형 탈모증 허가는 무작위 배정,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3상 임상시헙 BRAVE-AA1과 BRAVE-AA2를 기반으로 이뤄졌고, 두 번의 연구 모두 한국이 포함됐다. BRAVE-AA1과 BRAVE-AA2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36주차 SALT 점수 20점 이하(모발로 덮인 두피 80% 이상)를 달성한 비율이다.

올루미언트(2mg, 4mg)는 36주차 시점에서 모발 재성장 효과와 관련해 위약 대비 우월성(superior)을 나타냈다. BRAVE-AA1에서 올루미언트 투여군의 36주차 SALT 점수 20점 이하 달성률은 38.8%(4mg), 22.8%(2mg)로 대조군(위약)의 6.2%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는 올루미언트가 더 빠르게 정착하기 위해서는 원형탈모 질환에서 중증, 경증 명확한 구분과 이에 따른 치료 가이드 정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모발학회에서 지난해 발표한 원형탈모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모발이 50% 이상 소실된 성인 원형 탈모 환자의 치료에서 경구용 JAK억제제는 전신 면역억제제(전신 스테로이드±경구용 사이클로스포린 요법) 또는 접촉 면역요법(다이페닐사이클로프로펜온, DPCP)과 함께 1차 치료 약제로 권고된다.

이에 대해 원 홍보이사는 "향후 처방에는 나이와 종양발생, 동반질환 여부 등이 포함된 부작용의 위험성을 따질 것으로 보인다"며 "아토피가 동반된 환자는 하나의 치료제로 두 개의 질환을 동시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측면도 처방의 고려사항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올루미언트가 다른 적응증인 류마티스 관절염과 아토피피부염에 한정되어 있지만 최근 식약처가 JAK억제제 계열에 허가변경명령을 내린 ▼65세 이상 환자 ▼심혈관계 고위험군 환자 ▼악성종양 위험있는 환자 등 3개 환자군에 대한 처방경험이 더 쌓여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대학병원 피부과 교수는 “감염 및 종양 발생의 위험이나 탈모질환 극복의 이점 등을 경중을 고려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젊은 연령대 환자에서 사용경험이 누적되면 안정성에 대한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보고, 이외에도 유병기간이나 다른 바이오 마커 등에 의한 기준이 생길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가격이다. 올루미언트의 국내 등록가는 4mg 2만 636원, 2mg 1만 3758원이다. 권장용량은 1일 1회 4mg이기 때문에 한달 기준으로 생각하면 62만 원에 육박하고, 1년간 복용한다면 약 740만 원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원 홍보이사는 "솔직히 고가의 현재 비용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고 급여화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가급적 빠른 진행으로 환자들이 혜택을 보길 바란다"며 "향후 급여에 대한 논의는 질병의 범위 뿐 아니라 질병의 활성도나 진행속도 등에 대한 평가나 고려도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중증원형탈모 치료제의 등장이 탈모질환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제도권밖에 있던 환자들에게 치료의 기회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원형탈모가 생사보다는 환자의 삶에 영향이 큰 질환인 만큼 치료제의 효과가 제한적이거나 건강상 이슈로 약물치료가 제한적인 경우 대안이 되는 가발 등에 대한 의료보장구로서 인정받고 지원받는 계기라도 생기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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