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의대 차용한 소청과 의대 제안, 국민 동의 청원에 등장... “연봉 등 정부지원”
- “길병원 입원진료 제한에 소청과 폐과되면 일상이 공포일 것”
소아과전공의 부족과 개원의들의 전문과목 ‘폐과 선언’ 등 소청과의 어려움이 공론화되자 정부차원의 핀셋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정부의 공공의대 방안을 참고하여 ‘공공 소아청소년 전문의 양성을 위한 의과대학’(공공소청과의대)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국민 동의 청원에 등장했다. 기존 의대와 분리해 소청과 의사만을 전문적으로 양성하자는 것이다.
소청과 기피로 인해 전문의 양성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마련한 대안인 만큼 해당 의대를 입학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졸업 이후에는 공공 소청과 병·의원에서 근무하도록 하자는게 공공소청과의대의 골자다.
더불어 주 45시간 근무에 ‘기초연봉 1억 2,000만 원’을 보장해 소청과 병·의원의 폐업을 방지하자는 제안도 덧붙였다. 연봉은 직장인 소득 상위 3% 수준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의대 커트라인을 계산한 수치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 전문과목 폐과 선언 이후 국민 동의 청원에는 이 같은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3일에 올라온 이 청원은 7일 현재 199명이 동의했다.
수도권 인근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청원인 A씨는 “소청과 의사가 정말 부족하다. 수도권 인근 지역 모든 소아과들은 1시간씩 대기해야 하고, 조금만 늦게 가면 접수가 마감돼 접수 자체를 할 수 없다”며 “애가 아프면 가능한 일찍 퇴근해 병원에 가는데도 항상 접수 마감에 아슬아슬할 뿐만 아니라 1시간은 기다려야 진료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3세 아이가 쓰러졌는데 병원에 소청과 의사가 없어 13곳의 병원을 전전한 후에야 뇌출혈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는 기사도 봤다”며 “OECD의 국가별 15세 미만 소아 100만 명당 소아외과 전문의 수 통계를 살펴보면 미국은 20.5명, 영국은 30.1명, 일본은 38.7명인데 비해 한국은 고작 7.16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소청과 전문의 199명을 모집하는데 정원의 16.6%만 지원했다고 한다”며 “소청과 의원은 수익성 부족을 이유로 폐과하는 상황이지만 소청과 의사가 되고 싶은 학생들은 여전히 있다. 의예과 과정을 줄이거나 군복무 등 특혜를 통해 적절한 기간 단축이 가능하다면 뛰어난 학생들이 몰릴수도 있다”고 전했다.
정부를 향해 미래 소청과 전문의 양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은 물론 수익구조를 개편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제도 마련을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도 나왔다.
인천에 거주하는 청원인 B씨는 길병원 소청과 입원진료 중단사태에 이어 소청과의사회의 전문과목 폐과 선언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상생활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B씨는 “소청과 폐과라는 청천벽력 같은 뉴스 기사를 보고 민원을 접수한다”며 “아이가 두돌 무렵 급성 폐렴으로 고열이 잡히지 않아 길병원 응급실 도움을 받아 잘 치료한 경험이 있다. 만약 소청과 폐과로 그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면 사랑스러운 제 아이가 지금 옆에 있을까 생각을 하면 매우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9년 이전부터 소청과 지원 인력이 줄고 2~3년 뒤 폐과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정부는 어떤 노력을 했냐”며 “정부는 소청과 폐과 선언까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 되돌아보고 해결방안을 속히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래의 소청과 의사가 양성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제도를 만들어 달라”면서 “일선에 있는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전문가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도 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장새롬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