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기존에 발표한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고시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일자 근본적인 개혁을 예고하고 나섰다.

정부는 검체검사 위수탁 기준 고시와 관련해 의료계의 강한 문제제기가 있자 연구용역을 통해 제도 자체를 전면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4월 12일 경쟁입찰 방식으로 8000만 원 규모의 검체검사 위수탁 관련 제도 개선 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연구 수행은 오는 5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다.

앞서 올해 초 복지부가 검체검사 위수탁 기준 고시안을 발표하자 의료계에서 ‘현장을 무시한 고시’라며 강한 비판을 받아왓다. 검체 검사료 부분에서 위수탁기관 행위료 부분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자율적 배분이 이뤄지던 것을 ‘할인율’이라는 표현으로 수탁기관 인증 취소 기준이 고시에 포함되면서 의료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와 내과의사회 등은 정부의 일방적인 고시 제정 추진에 대한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 자체가 없었음을 지적하면서 의료계 내부와 관련 단체간의 원만한 사전 협의가 도출되기 전까지는 고시 진행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 ▼조직병리검사와 진단검사 분리 ▼검체수탁인증위원회 개원의협의회 1인 참여 ▼할인율 용어 변경 등도 촉구했다.

의료계의 강한 반발이 이어지자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특히 검체검사에 대한 수요는 2010년 약 4000억 원 규모에서 2021년 2조 600억 원으로 5배 이상 늘어나며 매년 청구액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검체검사 위수탁 시 관련 검사료 수가의 할인행위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검체검사의 질 자체가 하락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 정부 측의 입장이다.

이에 복지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검체검사 위수탁 기관간의 원만한 배분 방안과 제도 개선 방안을 도출하고, 검체검사 질 관리와 강화를 위해 수탁기관 인증제도 개편 방안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연구는 검체검사 할인행위 방지를 위한 개선방안과 수가 청구현황 전반에 대한 분석, 정책 수용도를 높이기 위한 관련 단체 및 이해당사자 간의 의견 합의 도출, 실효성 있는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화 방안 마련을 위한 법령 개정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복지부 운영지원과 관계자는 "연구를 통해 검체검사 위탁 시 기관별 업무범위와 절차, 수가 할인행위 방지를 위한 개선방안 등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결과 도출을 위해 검체검사 관련 수가 청구현황과 검체검사 위수탁기관 표본집단 대상 회계자료 분석 등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향후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검체검사 기반이 마련될 것이고 검체검사 위탁기관과 수탁기관 간 검사료 분배 관행을 개선해 제도의 실효성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의협 관계자도 "정부에서 단편적인 고시 개정을 통해 접근하기보다는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정책방향이 바뀌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의미가 있고 고무적인 변화"라며 "대외적으로 오해를 초래할 수 있는 할인율이라는 문구 대신 복지부에서 적정 배분 비율이라는 문구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