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안 개정 시급성 감안하면 초진·병원급 확대 등 논란 속 내용 합의되진 않을 듯
- 국회 관계자 “여야간의 기존 쟁점 봉합하는 수순이 될 것”
비대면진료의 제도화와 관련해 국회에서 다시 한 번 논의가 열린다. 지난달과 달리 ‘초진환자 대상 확대’ 여부도 산업계와 의료계가 강하게 충돌하면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오는 25일 제1법안소위에서 비대면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 5건을 심사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복지위는 지난달 21일 비대면진료 법안 4건을 심사했지만 신중론에 막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의료영리화 우려와 함께 약 배달 서비스, 표준화된 전자처방서비스 등 많은 쟁점으로 인해 여야간의 추가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약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서영석의원과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 등은 해당 논쟁을 합의를 통해 정리하고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대면진료의 수가 책정 관련 문제도 핵심 논의 사항 중 하나이다. 현재 코로나19 시기에 한해 기존 수가의 130%로 측정되어있는 비대면 진료의 수가가 너무 높다는 의견이 있는가 한편, 의료계는 수가가 너무 적을 경우 의료기관 참여 동기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가 주장하는 비대면진료의 적정 수가는 150% 정도이다. 현재까지는 기존 130%보단 적은 수준의 수가가 책정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느 의원들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법안소위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지난 법안소위 쟁점 사항에 더해 초진 허용 여부까지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도록 하는 여당 김성원 의원의 발의안까지 추가로 논의된다는 점이다.
김 의원의 발의안은 정부가 제한하는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환자에게 초진부터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이 핵심 내용이다. 또한 여당 이종성 의원 발의안과 비슷하게 병원급에서도 비대면진료를 허용하고 비대면진료 플랫폼에서도 의료법으로 규정해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등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전자처방전 약국 전달 시스템이나 의약품 배송 제도화 관련 내용도 담겨있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비대면진료 플랫폼을 규제하는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의 발의안도 25일 함께 심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 의원의 개정안은 ‘비대면 의료중개업’을 명시해 허가 체계를 만들고, 왜곡과 의료의 과도한 상업화를 막기 위해 비대면의료중개업자가 지켜야 할 의무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의료인 비대면진료에 플랫폼 사업자가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의료서비스 및 의약품 오남용 조장 금지, 의료광고 심의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처럼 다양한 쟁점 사항이 여야 논의를 거칠 것으로 보이지만 비대면 초진 허용 내용이 포함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많다. 5월 무렵 현 심각단계인 감염병 위기 경보가 하향 조정되면 비대면 진료 관련 법안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법안 개정이 시급하고 빠른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조율이 가능한 선에서 빠른 합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복지위 야당 관계자도 “의료민영화 우려와 더불어 약사회나 의사협회 등이 걱정하고 있는 기존 쟁점 사안들을 합의하는 것이 우선인데 초진 환자 확대 등 급진적인 내용은 사실상 합의가 무리가 있다.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여당 내에서도 의약계 반대가 거센 상태에서 우선 시범적으로라도 비대면진료를 일단 허용시키고 보자는 여론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보수적인 관점에서 재진 환자와 의원급 의료기관에 한해 비대면진료가 허용될 가능성이 높다.
의사 출신인 이동필 변호사는 “비대면진료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분위기를 봤을 땐 전면적으로 시행하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 관련 단체 반대도 많은 점을 고려하면 초진 환자 대상 확대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 외 대상 질병군 한정, 대상 의료기관 등 부분은 추가 쟁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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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