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세 남아 사망 관련 사실과 다른 일부 언론 보도에 의료진과 병원에 비난 쏟아져
- 사명감·책임감으로 버텨온 의료진 위축... 소아응급의료체계 붕괴 현실화
- 소아응급의학회 “의료진 고충 충분히 인식... 정부 개선 노력 촉구”
최근 5세 남아가 급성 후두염 증상을 보이며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진료 이후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의료진과 병원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소아응급의학회가 ‘처참한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사건의 진실과 다르게 자극적인 제목으로 보도를 하고 있는 일부 언론의 행태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 사건의 실체는 구급대가 환자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몇몇 병원에 환자 수용 여부를 전화상으로 확인한 것임에도 마치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시간 낭비를 한 것처럼 보도되면서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로 부각되어 보도됐다.
이번 사건은 소아응급의료체계의 처참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진단이다.
소아응급의학회는 “현재 국내에서 아픈 아이들은 병의원에서 적정 시간 내에 적절한 진료를 받기가 매우 어려운 현실에 있다. 119 구급대는 소아 환자를 수용할 병원을 찾기 위해 한 시간이 넘도록 전화를 걸어야 하고, 환자를 싣고 수십 킬로미터를 달려야 그나마 소아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간신히 찾을 수 있다”면서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더라도 의료진 부족으로 입원 되지 않아 병실로 옮기지 못하고, 응급실에서 며칠 밤을 지새워야하며, 소아청소년과의원에서 진료를 받으려해도 새벽부터 긴 줄의 대기를 해야만 겨우 가능한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소아응급의학회는 소아응급의료체계 붕괴를 우려해 지난 3월 성명서를 발표하고 소아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촉구했지만, 아직까지 정부의 개선 노력이나 변화의 움직임은 없다. 이로 인한 소아응급의료의 위축도 우려했다.
소아응급의학회는 “소아응급진료는 환자의 특성상 진료 과정 자체도 쉽지 않은데다 보호자들과 소통 과정에서 고충이 많아 많은 의료진의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일선 응급진료가 더욱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 될까 우려스럽다”라며 “진상 규명이 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환아를 진료했던 의사가 마치 마녀 사냥처럼 쏟아지는 비난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력부족과 업무 과중 속 사명감과 책임감만으로 근근히 버텨온 소아응급 의료진이 사직이나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면 소아응급의료처계의 붕괴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학회차원의 소아응급의료체계 정립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소아응급의학회는 “소아응급의료의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의 고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바람직한 소아응급의료체계의 정립을 위해 끊임없이 문제 제기해왔던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학회는 학회 여러분이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회원 여러분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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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