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집행부가 탄핵 위기에 몰렸으나 대의원회 임시총회에서 기사회생한 가운데 투표를 통해 결정한 이번 임시총회 불신임안 표결의 진행 과정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5일 이세라 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은 지난 23일 열렸던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와 관련해 일반적으로 임총이 열리는 이유는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며 위 같이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임총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의협과 정부 사이 협상에 대한 의사 회원들의 우려를 대의원들이 ‘대신’ 경고 하는 의미에서 열렸다”면서 “그러나 임총 결과는 현 집행부의 회무 권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물론 대정부 협상을 지속하는 것까지 승인한 모양새가 됐다”고 했다.
실제로 임총이 끝난 직후 한겨례 신문의 24일 보도를 보면 “의협은 의대생 적정 증원 규모를 351명 이하로 주장하고 있고 이 숫자는 2000년 의약 분업 당시 전국 의대 신입생 정원이 351명 줄었는데 이를 되돌리는 것까지만 동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고, 복지부는 이미 지난 5월 2025학년도를 시작으로 일정 기간마다 512명 씩 늘려야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협상에 나서겠다고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이번 임시총회 과정에서 2가지 문제점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 부회장은 먼저 의대 증원이라는 중대한 문제를 의협이 정부와 구체적으로 논의까지 했던 정황이 명백함에도 이를 회원이나 의료계 구성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던 점을 지적했다. 또, 박성민 대의원회의장이 임총 직전인 지난 17일 자신의 개인의견임을 밝히긴 했지만 ‘의협 회장 불신임을 지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중립성이 훼손된 점도 말했다.
이 부회장은 “보건복지부는 여러차례 필수의료를 살리겠다고 하며 재정 중립을 천명한 바 있다. 이런 정책 방향은 실제로 구현되기도 했다”며 “3차 상대가치 개편에서 종별 가산을 조절해 검사 분야의 과잉 보상을 줄이고 필수의료 분야로의 재정 투입하는 재정 중립을 실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자 의사 회원, 대의원 중 한사람으로서 의대 증원이 ‘불가피할지도 모른다’는 점은 일부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과잉 규제를 받고 있는 외과의사로서는 의대증원만 논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정부가 지향해 온 필수의료 분야 지원 정책은 ‘역설적으로’ 비필수 분야로의 젊은 의사 진출을 더 많이 유도할 것이다”라며 “이유는 아직도 필수의료 분야는 젊은 의사들이 선택할 수 없는 다양한 악조건들이 넘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필수의료에 분야하는 의사들을 위해 우선 해결되어야 하는 요구사항들도 제시했다.
이 회장은 “먼저 지금보다 더 확실한 재정 지원이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비필수 분야보다 더 나은 경제적 혜택이 발생해야 한다. 다음으로 의료 분쟁에 대한 법률적 보호 대책이 절실하다는 점이다”라며 “현재 제시되는 정부의 대책들이 3차 병원에 편중 지원되는 점도 바로 잡아야 한다. 이런 정책을 지속할수록 필수의료 분야 의사들이 개원을 하는 경우 전공을 살릴 수 없는 불리한 환경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결국 필수의료를 전공하면 대형병원의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에서만 파묻혀 살아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면 누가 과연 필수의료를 전공하려고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를 위해서 이번 임총에서 기사회생한 의협 집행부의 소통 방식의 변화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의협 집행부는 이런 문제에 대해 정부에 명확하게 전달하고 문서로 지원 약속을 받으면서 의대 정원 증원을 논의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합의안이 나오면 즉시 임총을 열어 합의안에 대해 대의원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
이어 “현 집행부는 지금이 비상 상황이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2020년 대의원회는 의대 정원 증원을 4대악의 하나로 규정하고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다”며 “이렇게 민감한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면서 한편으로는 죽어가는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지원책을 확실하게 받아야만 하는 비상 상황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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