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은 질병이다"... "복지부가 중독치료의 총괄을 담당해야"

- 18일 중독치료 활성화 위한 국회 토론회서 전문가들 제안
- 마약 등 중독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치료-재활 담당 부처 파편화
- "복지부가 중독 치료 총괄하고 지원 위한 법적근거 마련 필요"

도박·마약·알코올 등 불러일으키는 중독문제가 심각성에 비해서 이에 대한 국가 지원과 체계적인 치료체계가 부족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법안 입법을 통해 지원 근거를 마련하며, 파편화된 중독 치료 컨트롤타워를 복지부가 총괄하도록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였다.



국민의힘 이종성의원실이 주최한 '국내 중독치료 활성화를 위한 국회 토론회'가 18일 2시부터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진행됐다.

현재 마약을 비롯한 중독문제가 사회적 주요 문제로 대두하는 중이다. 특히 마약은 가장 큰 문제로, 최근 마약사범의 수가 연 2만명을 넘어서고 있으나, 제대로 치료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여 40% 가까운 재범률을 나타내는 등 국가적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고, 정부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2018년 이후 가장 많은 마약중독자를 치료했던 강남 을지병원이 미수금 누적으로 경영이 악화되어 치료 병원 지정을 해제한 상태다.

치료보호제도 예산으로 책정된 금액은 4억원에 불과하며, 이는 100명이 한 명씩만 입원해도 다 쓰는 비용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 약물중독자는 2만명으로 추정된다.

이해국 가톨릭의대 교수(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사장)은 중독치료 체계 확립 및 개선을 위해 ▲중독 치료기술 개발 및 확산 거버넌스 구축 ▲중독치료회복지원법 제정 ▲의무치료총괄지원센터 설치 ▲중독치료전문병원제도 신설 ▲중독응급치료체계 강화 ▲지역기반 중독센터, 회복지원재활선테 설치 등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우선 보건복지부로 하여금 중독치료 기술 개발과 서비스 체걔 마련에 통합적 책임성을 부여해야 한다. 약물 중독, 알코올 중독 등에 대한 치료서비스와 회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효과성 검증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복지부 내에 중독치료기술개발지원센터(가칭)를 설치할 것도 제안했다.

이어 그는 “중독치료회복 서비스 지원이 안정적으로 시행될 법안을 제정해야 하며, 의무치료총괄지원센터를 설치해 마약사범에 대해 초기부터 철저하게 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또한 기존 알코올전문병원을 입원, 주야간 입원, 집중외래, 외래 등 다양한 세팅의 중독 전반 전문 치료병원 제도로 확대해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상급종합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약물중독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해 응급 및 급성기 치료를 제공하도록 해야한다고도 조언했다. 또, 응급 및 단기 급성기 치료 이후 적절한 정신의료기관과 재활기관으로 연계 의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약물중독에 대한 초기집중치료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성훈 대한의사협회 법제이사(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도 중독을 개인의 의지문제가 아닌 질병으로 보고 보건복지부가 치료 전반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 ‘강원랜드 중독관리센터’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마사회 유캔센터’는 농림축산식품부,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는 보건복지부 산하에 각 설치되어 있으며, 이 중 보건복지부 산하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는 과거 ‘알코올상담센터’로서 알코올중독 대응에 중점을 두어오다가 2014년에야 다양한 중독 요인을 다루기 시작했기 때문에, 도박중독이 질병인데도 보건복지부의 개입은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전 이사는 ”정부는 각종 중독문제가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닌 정신과적 ‘질병’임과, 현재까지와 같은 산발적인 관리 방식으로는 문제의 본질적 해결이 어려움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며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단기적으로는 각종 중독문제를 예방・관리할 주무부처는 보건복지부임을 명확히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각종 중독문제 관리 기관을 보건복지부 산하로 통합해 효율적인 중독문제 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이를 위해 정부는 의사단체 및 관련 학회와 협의하여 종합적 중독 예방・치료를 제공하는 통합적 제도의 수립 및 이를 규율하는 법률의 제정에 나서야 한다“며 ”정부는 위와 같은 통합적 제도 안에서 부처별 기능이 효과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부처별 역할을 재정립해야 하고, 이를 위해 정부 부처 간 및 이해단체 간 이견을 해소하기 위한 충분한 협의와 세부적인 검토를 선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석용 연세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도 ”그간 중독치료의 컨트롤타워는 누구인지 모호했다. 마약류는 식약처인지 복지부인지 알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컨트롤타워를 구성하고 대범한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권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알코올, 도박 등에 관한 중독관리에 관한 법률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정신건강복지법의 정신질환자의 일부로서 입원이나 강제치료의 대상이 되어 왔다“며 ”그러나 행위중독이나 물질중독이 가진 특성과 그 사회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본다면 국가가 그 대응시스템을 법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법률 제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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