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중고차값 더 떨어질듯..."괜히 샀나 싶기도" 원인은?

전기차 시세가 중고차 시장에서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제조사와 정부가 전기차 구매 부담 줄이기 위한 정책을 내놓으면서 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이득을 보나 기존 소비자는 오히려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케이카(K Car)는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인데, 국내 출시 12년 이내 740여개 모델을 대상으로 10월의 시세를 전망한 결과, 전기차 시세가 전월 대비 평균 2.5%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고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도 떨어지고 매달 시세도 감가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달 전기차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큰 수준이다.

전기차 시세는 지난 7월에는 0.2% 하락해 약보합 수준이었지만 8월에는 0.9%, 9월에는 1.7% 각각 떨어졌다. 매달 하락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주요 모델별 전월대비 하락폭을 살펴보면 전기차 대장주 역할을 담당하는 테슬라 모델3는 5.2%, 폴스타 폴스타2는 9.8%, 제네시스 G80 전동화모델과 현대차 아이오닉6는 각각 4.7% 하락했다.

반면 내연기관 차량이나 하이브리드 차량이 대부분 전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약보합세를 유지했다. 일부 차종은 수요 증가와 시세 조정으로 오히려 시세가 오르기도 했다.

현대차의 경우 쏘나타 뉴 라이즈는 2.1%, 아반떼 AD는 0.9%, 더뉴 싼타페는 0.3% 각각 올랐다. 기아 레이,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 카니발은 보합세를 유지했다.

수입차도 BMW 5시리즈는 0.4%, 벤츠 E클래스와 C클래스는 각각 0.1% 올랐다. BMW 3시리즈는 보합세다. 케이카는 제조사와 정부 당국의 움직임에 전기차 시세가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한다. 지난해까지 ‘지금 사는 게 가장 싸다’는 말을 들었던 전기차는 지난해 말부터 가솔린·하이브리드차량 보다 비싼 가격, 고금리와 보조금 축소, 충전 편의성 부족, 배터리 안전성 우려 등으로 판매가 주춤해진 상태다.

전기차 살 사람은 다 샀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자동차세 개편 논의로 전기차 보유세 부담이 오르고 충전비용도 비싸진다는 우려도 판매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동차 브랜드는 이에 가격을 내리기 시작했고, 정부도 출고가를 인하하는 제조사 차량에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이민구 케이카 PM팀 수석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초기 수요가 충족되면서 보급 확산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며 “정부와 제조사들이 수요 만회를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게 중고차 시세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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