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르면 금주 내로 의대정원 확대 계획을 발표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그 규모가 기존에 알려졌던 500명 규모가 아닌 1000명 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공의들이 긴급 이사회를 가지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나섰다.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한 의료계의 투쟁에 가장 구심점인 역할을 했던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6일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의 규모 등 세부사항을 두고 고심하고 있지만 어느정도 윤곽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증원 규모가 1000명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가장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의료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대정원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강경한 방법의 투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의협 대의원회,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가 잇따라 규탄 성명서를 냈고, 차기 의협회장 후보자들도 앞다퉈 의대정원 확대에 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의료계 중에서도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의 투쟁 참여 여부가 가장 큰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20년 투쟁 때처럼 전공의들의 파업과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의사국시 거부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이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일 수 밖에 없다.

현재로써는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2020년 의료계 총파업의 마무리가 순탄치 않았고, 이에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이번에는 적극 투쟁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정원 확대 규모가 예상을 뛰어넘을 경우 파업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방증하듯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6일 밤 긴급 이사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추진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17일로 예정되어 있는 전국의사대표자에 앞서 입장을 정리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대전협 박단 회장은 2달 전부터 이미 “현재 필수의료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의사 수보다는 분배의 관점에서 보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의사 정원만 늘린다고 해서 정부 기대처럼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정원 확대 입장을 확고히 한 바 있다.

의대생들의 경우 구심점이 없어진 상태라 더욱 적극 행동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 의대생들의 대표하는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지난 2020년 파업 여파로 인해 2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차기 회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공석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2020년 파업에 참여했던 한 의료계 종사자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함께할지는 잘 모르겠다”며 “향후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