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민 “다른 배달앱은 점주에 경쟁사 입점 조건 관여 않아”
- “와우 회원 할인 혜택 대상 제외 식당, 제보받아요”
- 쿠팡이츠 “배민의 견제로 보여...배민1플러스 가입을 유도하려는 전략”
최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두 배달 플랫폼 사이에 입점한 일부 점주들이 쿠팡이츠에게 ‘와우할인 혜택 대상 가게에서 제외할 수도 있다’는 안내를 받자마자, 배민 측에서는 쿠팡이츠를 저격하며 나섰다. 배민은 경쟁사인 쿠팡이츠를 직접적으로 언급까지 하며 점주들의 우호 여론을 형성하려는 모양새이다.
배민이 새롭게 내놓은 배민1플러스 요금제에 가입해 고객이 부담하는 배달비가 낮아진 가게들이 생겼다. 그러자 이들 중 일부 점주는 쿠팡이츠로부터 ‘배달팁을 배민과 동일하게 설정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렇지 않으면 와우할인(쿠팡 유료 구독 회원에게 음식 값 10% 할인해주는 혜택) 대상 가게에서 제외한다는 안내였다.
이를 두고 배민 측은 “배민과 요기요 등 다른 배달앱은 식당점주에게 쿠팡이츠의 입점 조건 등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쿠팡이츠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반면 쿠팡이츠 측은 “와우 할인 혜택은 쿠팡에서 100% 비용을 대기 때문에, 식당 점주들이 고객에게 불리한 주문 조건을 제공하지 않도록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30일 공지사항을 통해 “배민1플러스 이용 점주 중 쿠팡이츠로 와우회원 할인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 경우 제보를 받고, 쿠폰·광고비 등을 지원하겠다”고 알렸다.
우아한형제들은 “지원 대상은 배민1플러스를 이용하며 쿠팡이츠의 배달팁 동일 또는 인하 조건으로 쿠팡이츠 와우할인 대상에서 비자발적으로 제외된 점주”라며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가게 첫 주문 15% 바로 사용 쿠폰을 3개월 간 무제한 지원하고, 가게 노출 강화를 위한 ‘우리가게클릭’ 광고비도 3개월간 지원하겠다”고 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2월 점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배민1플러스’라는 요금제를 신설했다. 배민1플러스는 한집배달과 알뜰배달을 묶은 자체배달 서비스다. 배민1플러스는 점주 부담 배달비는 2500~3300원으로 지정하고 고객 부담 배달팁은 거리와 할증 등에 따라 배민이 책정하는 방식이다.
과거 배민의 요금제는 6600원의 배달비 중 중 점주가 설정한 금액을 내고 나머지 금액을 고객이 부담하는 방식이었다. 배민1플러스에서 고객 부담 배달팁을 점주가 아닌 배민이 책정하다보니, 과거보다 고객 부담 배달 팁이 낮아진 가게들도 있었다.
이처럼 쿠팡이츠보다 배민에서 고객 부담 배달팁이 낮아진 식당들은 쿠팡이츠로부터 ‘와우할인 혜택 제외’ 안내 안내를 받았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에서 “배민1플러스 이용 후 고객 부담 배달팁이 낮아지자, 쿠팡이츠로부터 쿠팡와우 할인 혜택을 박탈하겠다는 안내를 받았다”는 글들이 게재됐다.
한 업주는 배민과 쿠팡이츠에 입점해 고객부담 배달팁을 3500원으로 설정해 가게를 운영하다가 배민1 플러스 가입전환으로 인해 배달팁이 3200원으로 내려가자 쿠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업주는 결국 배달팁 300원을 낮춘 배민1 플러스 가입을 포기하기로 했다. 해당 배달비는 3500원으로 다시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배민이나 요기요 등 다른 배달앱은 식당점주에게 쿠팡이츠의 입점조건 등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쿠팡의 이같은 정책은 일종의 최혜대우 행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자사 온라인 플랫폼 상의 거래 조건을 타 유통 채널대비 동등하거나 유리하게 적용하도록 요구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쿠팡이츠가 비용을 100% 부담하는 와우 할인은 매달 4990원을 내는 와우 회원들에게 음식 값의 10%를 할인해주는 혜택이다. 고객이 쿠팡이츠 앱에서 ‘와우 할인’ 란을 체크하면, 10% 할인 대상 매장이 우선 노출된다. 사실상 쿠팡이츠에서는 와우 할인 대상 매장이 아니면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구조다.
쿠팡은 이번 사태에서 와우 할인 혜택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임을 강조한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쿠팡이 제공하는 혜택을 가로채기 위해 일부 점주들이 배달비를 올리는 부작용이 발생하면 피해가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가령, 쿠팡이츠 10% 할인 혜택을 노리고 점주들이 다른 플랫폼에서보다 음식 값이나 배달비를 높여 받으면 결국 고객들은 쿠팡이츠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할인 혜택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와우 할인이 시작된 지난해 4월부터 쿠팡이츠는 적용 매장이 고객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주문 조건을 제공하지 않도록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배민의 ‘공개 저격’에 쿠팡이츠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경쟁사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까지 공지를 띄운 것은 쿠팡이츠를 견제하고 배민1플러스 가입을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사실상 전략적 마케팅 수단으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고객부담 배달팁은 주문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보니 쿠팡이츠가 와우회원 할인 조건을 보다 까다롭게 모니터링하고, 업주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와우 회원 할인율이 10%나 되다보니 쿠팡이츠 고객은 와우 회원 할인 대상 가게에서만 주문하므로 업주 입장에서는 와우 할인 가게가 되기 위한 조건을 지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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