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전공의는 떠난다...응급실 비상, 政 대응에 분노하는 의사들

- 사태 길어지면 최종 진료 어려움…“매우 위험한 상황”
- 응급의학과 비대위 “전공의 이탈, 전국적 응급의료 재난 예견”

 빅5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잇따라 내며 병원을 나가기 시작하게 되면서 응급실의 분위기도 긴장감이 멤돌고 있다. 사태가 길어질 경우 교수진들의 번 아웃으로 최종적인 진료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빅5병원 전공의 전원은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를 기점으로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응급실의 경우 전공의 자리를 대신해 교수진이 당직을 늘리는 방식으로 진료공백을 줄이기로 했지만 장기화로 이어질 경우 진료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지난 2020년 총파업 당시와 마찬가지로 교수 들이 응급실로 들어온 환자를 인계해 진료 차질이 없도록 볼 예정”이라며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피로도가) 누적되면 점점 어려워지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의료계가 너무 강대 강으로 부딪치고 있으니 지금 사태가 얼마나 갈지도 모르겠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의료진이 많은 빅5병원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빅5병원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전공의 집단 사직이 늘어날 경우 최종 진료에 어려움을 겪는 병원들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A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이 (병원을) 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타 과 전공의들이 나가도 응급의학과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가 없다고 해서 병원이 문을 닫은 일은 없다. 전국 응급실 400여곳 중 전공의들이 있는 곳은 250곳 정도”라며 “다만 응급진료는 할 수 있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최종 진료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는 “이 상황이 장기화되면 버티기에 들어가는 거다. 의료진은 물론 환자들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오히려 최근 불안함이 커지다보니 경증 환자들의 응급실 방문이 더 늘었다. 의료사고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하고 환자 피해 구제를 위한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밝히자 응급실 의사들은 분노했다.

응급의학과 비상대책위원회는 “인턴들이 나간 응급의료현장은 진료기능이 떨어지고 있고 전공의 이탈과 함께 전국적인 응급의료 재난사태가 예견되고 있다”며 “정부는 아무런 대안이 없으며 현장 의료진의 물리적·정신적 부담은 극에 달해 있다”고 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당장 오늘부터 응급실 현장 혼란이 가중될 것이고 환자들의 불만은 커져갈 수밖에 없는데 피해신고 지원센터는 대놓고 의사들을 고발하라고 국민들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결국 법적 위험성을 줄여주겠다는 필수의료 패키지는 처음부터 해줄 생각도 없었던 거짓말인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의사들을 고소·고발하라고 부추기는 정부는 즉각 사죄하고 대책을 철회하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응급환자를 지키겠다고 남아있는 의료진에 비수를 꽂는 정부 대응에 분노한다”며 “응급의학과 비대위는 대한의사협회 비대위와 힘을 합쳐 회원 보호와 잘못된 정책 철회를 위해 최선을 다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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