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서 수리 논란, 한 달 넘기며 의료계와 정부 사이 긴장 고조

- 의료계, 사직서 자동 수리 주장 vs 정부, 전공의 복귀 강조
- 법적 효력 놓고 대립,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 입장 차이 명확히 드러나
- 사직서 수리 논란 속 대법원 판례와 민법 조항이 불러오는 법적 해석의 중요성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한 달이 넘게 이어지면서 의료계와 정부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전공의들이 제출한 사직서의 법적 효력을 둘러싼 논란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의료계는 전공의들의 사직서가 법적으로 자동 수리됨을 주장하는 반면, 정부는 전공의들의 계약이 특수한 성격을 지닌다며 반드시 복귀를 요구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논란은 전공의들이 소속된 수련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 발생했다. 의료계는 이러한 사직서가 민법 제660조에 따라 자동으로 수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전공의 계약이 다년 약정으로 이루어진 근로계약이므로, 민법의 해당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정부는 더 나아가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해 면허정지 3개월 처분을 내리고, 해당 전공의가 소속 병원에서 수련을 완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사실상 전공의들의 사직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며, 따라서 다른 기관에서의 근무나 개원조차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정부의 이러한 주장과 조치를 강력히 비판하며,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의협은 전공의가 1년 단위로 재계약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으며, 이에 따라 민법 제660조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며, 근로기준법 제16조에 따라 1년을 초과하는 근로계약을 맺었더라도 근로자는 1년이 경과한 후에 언제든지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하여 의협 비대위는 2021년의 한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며, 사직서를 제출한 시점부터 사직서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정부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이 법적 근거가 없음을 의미한다는 것이 의협의 주장이다.

의협은 또한 정부의 입장이 법을 마음대로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조치가 사법부의 권위와 삼권분립 원칙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덧붙여 대한개원의협의회 역시 정부의 전공의 사직과 재취업 제한 조치를 노동 기본권을 인정하지 않는 반노동적이고 반인권적인 행위라고 규정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개협은 근로계약과 관련한 민법 및 근로기준법의 조항을 상세히 설명하며,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근로계약 해지가 일방적인 의사표시임을 강조하며, 수련병원이 사직서 수리를 거부한다 해도 법적으로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사직서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전공의들의 사직 문제를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 간의 대립은 깊은 법적, 윤리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는 앞으로의 법적 해석과 정부의 정책 방향, 그리고 의료계의 대응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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