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결단내린 '임원 주6일 근무'…"진작에 하지" vs "눈치싸움만"

삼성그룹이 ‘임원 주 6일 근무’를 모든 계열사에 확대하면서, 이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결정은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긴장감 있게 대응하려는 삼성의 의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이 경직된 조직 문화를 더욱 강화하고 직원들 간의 눈치 보기를 가열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지난 주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의 임원들이 주 6일 근무제에 처음으로 동참하면서, 이들은 향후 주말을 활용한 회의 및 새로운 산업 흐름에 대한 학습, 아이디어 발굴의 시간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평일의 일상 업무로 인해 소홀해질 수 있는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하여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이번 조치가 전반적으로 조직 내 업무량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록 직원들의 ‘동반 출근’은 금지되었지만, 임원들의 주말 출근이 효과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결국 실무 담당 직원들의 지원이 필수적일 것이라는 해석이다. 더욱이 이는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이찬희 위원장은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삼성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언급하며, 사장들이 주말에 출근하는 모습을 통해 국가 경제의 어려운 상황이 실감 난다고 전했다. 이러한 발언은 삼성이 현재 처한 위기를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삼성이 이전에 주도했던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핵심 기술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주도권을 잃어버린 것을 시작으로, 최근의 글로벌 정세 불안과 환율 및 유가의 변동성 증가 등으로 인해 더욱 큰 부담을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경영대학의 이경묵 교수는 삼성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며, 경쟁사와의 격차가 줄어든 상황에서 위기 대응 속도가 오히려 늦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삼성의 이번 주 6일 근무제 시행이 다른 기업에도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서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이미 SK그룹은

격주로 주말 토요 회의를 부활시켰고, 일부 계열사는 월요일 아침 일찍 시작하는 주간 회의를 통해 사실상 주말부터 근무 모드에 들어가고 있다. 이는 LG화학과 이마트와 같은 기업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희망퇴직을 받는 등 전반적인 산업계의 압박감을 반영하는 현상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원격 및 유연 근무를 확대해온 기업들이 갑자기 방향을 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10대 그룹 관계자는 삼성의 결정이 내부에서의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와 함께 '군기 잡기'의 목적이 더욱 강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워라밸을 중시하는 젊은 직원들의 반발을 고려할 때, 다른 기업들이 삼성처럼 주 6일 근무제를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삼성의 임원 주 6일 근무제는 글로벌 인재 영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첨단 기술 분야의 글로벌 인재들은 성과 중심의 근무 환경에 익숙한데, 삼성의 이번 조치가 상사 중심의 위계적 기업 문화를 더욱 강화할 경우, 최고의 인재들에게 매력적인 직장으로서의 이미지를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한성대의 권상집 교수는 창의적인 시대에 일률적인 주 6일 근무가 젊은 우수 인재들에게 부정적인 관료제 이미지만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하며, 회사가 목표와 비전을 직원들과 잘 공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