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중심으로 전환시 '빅5병원' 인건비 연 3조 예상, 의대 정원 확대 시 7조까지 증가

전공의 의존도 낮추는 정책, 선진국 수준으로 전문의 비율 조정 필요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전문의 수요와 인건비 급증 전망
장기적인 건강보험재정 부담과 의료 시스템 개선에 대한 정부의 책임론 부각

정부의 ‘전문의 중심 상급종합병원’ 정책이 의료계의 큰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연세의대에서 개최된 ‘2024년 의정 갈등 현재와 미래’ 심포지엄에서 세브란스병원 통합내과 한송이 교수는 이 정책이 시행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인건비 상승 문제에 대해 심층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급종합병원은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운영 구조로 되어 있으며, 정부는 이를 전문의 중심으로 전환하고자 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전공의 비율을 선진국 수준인 약 11%로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 교수는 주장했다. 이를 위해, 미국 메이요 클리닉과 일본 도쿄대병원의 사례를 비교하며, 이들 병원의 전공의 비율은 각각 10.9%와 10.2%로, 우리나라 빅5병원의 평균 39%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전환을 위해서는 현재 7,042명인 전문의 수를 약 3.6배 증가시킨 25,000명으로 늘려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추가로 17,958명의 전문의를 채용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전문의 1인당 월급을 평균 1,00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월 인건비로만 2,500억원, 연간으로는 최소 3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하는 경우, 필요한 전문의 수와 인건비는 더욱 증가하게 된다. 한 교수는 의대 정원 증원으로 인해 전공의 수가 매년 2,000명씩 증가하고, 이 중 절반이 빅5병원으로 올 것을 가정했다. 4년 후, 이는 빅5병원 내 전공의 수를 2,745명에서 6,745명으로 증가시키며, 이에 따라 전문의 수도 현재의 2만5,000명에서 6만1,318명으로 대폭 늘어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월 평균 전문의 인건비는 2,500억원에서 6,132억원으로 상승하며, 연간으로는 7조3,581억원의 인건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막대한 비용과 관련하여, 한 교수는 "건강보험재정이 2024년부터 1조4,000억원의 적자로 돌아서고, 2032년에는 20조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건강보험료 상승 없이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이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한, 정부 방침에 대해 긍정적인 면을 인정하면서도, "공짜 점심은 없다"고 지적하며, 장기적인 대책 없이 단순히 인기에 부합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건강보험료 상승과 의료 대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의 책임 있는 행동만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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