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가 심리상담이라니..." 강원도 육군 부대서 훈련병 사망 사건 논란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육군 한 부대에서 훈련병이 얼차려 훈련 도중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군 당국이 해당 훈련병을 지휘했던 여성 중대장의 심리 상태를 관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으로 군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큰 논란이 일고 있다.



군 관계자는 28일 채널A를 통해 "숨진 훈련병에게 군기훈련을 시킨 여성 중대장 A씨에게 멘토를 배정해 심리 상태를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이 알려진 후 A씨의 신상 정보가 온라인상에 확산되면서 군 관계자는 심리 상태를 안정시키기 위해 전담 관리자를 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씨의 실명, 사진, SNS 계정, 과거 이력 등이 공개되며 논란이 커졌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군 당국이 사건의 가해자일 수 있는 A씨를 감싸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심리 상담은 죽은 훈련병의 동료들이 받아야 한다", "육군은 가해자만 보호할 심산이냐", "가혹행위로 훈련병이 숨졌는데 책임은 어떻게 질 거냐"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사건은 지난 23일 오후 5시 20분경 강원도 인제의 한 부대에서 발생했다. 군기 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이 쓰러졌고, 이 훈련병은 민간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25일 오후 결국 숨졌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숨진 훈련병은 완전군장 상태에서 군기 훈련을 받았으며, 선착순 구보와 팔굽혀펴기 등 과도한 훈련이 포함됐다고 전해졌다. 군기 훈련 규정에 따르면, 완전군장 상태에서는 걷기만 하도록 되어 있으나 이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

숨진 훈련병과 같은 부대에 복무 중인 아들이 있다고 밝힌 한 부모의 온라인 글이 공개되면서 A씨를 비롯한 군 간부들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해당 글에는 "점호 불량으로 6명에게 20kg짜리 가방에 책 같은 것을 더 넣어 40kg 무게로 만든 후 3시간 정도 얼차려를 줬다. 그중 한 명이 다리 인대와 근육이 파열되어 쓰러졌으나 기절한 척하는 줄 알고 이송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글이 공개되면서 군 내부의 관리 부실과 가혹행위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군 수사 당국은 해당 부대 중대장 A씨와 부중대장(중위)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민간 경찰에 사건을 이첩했다. 육군은 훈련병 사망 사건에 대해 민·군 합동 조사를 마친 뒤 경찰에 수사를 넘길 계획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군의 훈련 방식과 관리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와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군 내부의 문제뿐만 아니라, 군의 대응 방식에 대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군 당국은 철저한 조사와 적절한 대응을 통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군 내 인권 보호와 훈련병들의 안전을 위한 실질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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