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환자에 대한 맥페란 투약의 의료적 영향
의사의 주의의무와 환자 상해 간 인과관계 분석
판결이 불러온 논란과 의료 실천에 대한 시사점
파킨슨병 환자에게 '맥페란' 약물을 투여한 의사에 대한 법원 판결이 의료계 내외의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해당 사건은 파킨슨병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를 처방하고 투여한 의사 A씨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사건으로, 법원은 의사 A씨에게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며 유죄를 인정했다.
사건의 발단은 2021년 1월 1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80대 환자 B씨는 영양제 주사를 받기 위해 거제시에 위치한 의원을 방문했다. 이 의원에서는 의사 A씨가 환자 B씨에게 맥페란 주사액 2ml를 투여했고, 이후 약 3시간 뒤에 환자는 전신쇠약, 일시적 의식 상실, 발음장애 등의 부작용을 겪었다.
검찰은 이러한 부작용은 의사 A씨가 환자의 기왕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파킨슨병 환자에게 부적합한 맥페란을 투여한 결과라고 보았다. 맥페란은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어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운동 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는 약물로, 이러한 사실을 의사가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1심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은 의사 A씨가 환자의 파킨슨병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필요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환자에게 상해를 입혔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의사 측은 문진 의무를 충분히 이행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의사의 질문이 현재의 건강 상태에 관한 것으로 제한되어 있었으며, 환자의 기왕력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은 업무상 과실이라고 판단했다.
항소심에서도 이러한 1심의 판단은 유지되었다. 의사 A씨는 맥페란 투여가 절대 금기 사항은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장기간 투약 시 증상 악화 가능성을 인정하고 단기간 사용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판결했다. 따라서 의사는 전문 의료인으로서 환자의 상태와 기왕력을 적절히 파악하고, 부작용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결국, 창원지방법원은 의사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이 판결은 의료계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환자의 안전과 의료진의 의료 실천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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