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난동 사건'의 가해자 최원종의 항소심 마지막 재판이 2024년 7월 10일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렸다. 이 재판에서는 피해자 유가족들의 절절한 호소와 함께, 검찰의 사형 구형, 그리고 피고인 측의 최후 변론이 이어졌다.
재판은 수원고법 형사2-1부 704호 법정에서 진행되었다. 첫 번째 증언대에 선 것은 희생자 이희남 씨의 남편이었다. 백발의 60대 남성인 그는 떨리는 손으로 준비해 온 의견서를 들고 울분을 토해냈다. "우리 참 열심히 살았는데 인생이 허무하다. 행복한 우리 집은 한순간에 풍비박산이 났다"라며 그는 사건으로 인한 깊은 상처와 고통을 표현했다.
그는 이어 "무고한 사람들이 살해되어도 흉악 살인자는 살아있는 세상이 참 원망스럽다"며 최원종에 대한 사형 선고를 요청했다. "이런 계획 살인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사형을 선고해 엄중한 메시지를 전달해달라.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그는 호소했다.
두 번째로 증언대에 선 것은 또 다른 희생자인 김혜빈 씨의 어머니였다. 그녀는 "어제(7월 9일)가 혜빈이 스물한번째 생일이었다. 지난해 8월 3일 이후로 우리와 함께 살지 못했으니 혜빈이는 여전히 스무살"이라며 딸을 잃은 아픔을 토로했다. 그녀는 최원종이 단순히 두 명을 죽인 것이 아니라 "가족, 친구, 지인 모두의 마음과 영혼을 파괴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빈 씨의 어머니는 또한 "형벌을 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조현병, 심신미약이 아니라 14명의 피해자가 되어야 한다"며 최원종에 대한 사형 선고를 요청했다.
이러한 유족들의 진술에 재판장도 깊은 감명을 받은 듯했다. 판사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피해자들의 아픔도 재판 기록에 남겨놓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해 이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1심 구형과 동일하게 사형을 구형했다. 검사는 "검찰 최종의견은 오늘 두 유족의 말씀을 한 토시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원용한다"고 밝혔다. 또한 "1심 재판장도 많이 고민했고, 극형에 처해야 한다는 검사와 유족, 사회여론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직접 판결문에 적었다"며 재판부에 결단을 요청했다.
반면 최원종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법 적용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피고인과 피고인 가족분들 모두 깊이 반성하고 있다. 사형을 원하는 마음도 이해한다"면서도 "다만 형사상 처벌은 법률에 따른다는 죄형법정주의는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한 1심에서 인정된 심신미약 상태를 근거로 감형을 요청했다.
최원종 본인은 최후 진술에서 "유가족분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죄송하다"라고 짧게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이 사건은 2023년 8월 3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에서 발생했다. 최원종은 모친의 승용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행인들을 들이받은 뒤, 차에서 내려 백화점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 사건으로 김혜빈 씨와 이희남 씨 등 2명이 사망했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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