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99% 무응답"... 수련병원들 '사직 처리 딜레마' 봉착

빅5 병원 포함 대다수 수련병원, 전공의 복귀율 1% 미만... 정부 요구 사직처리 난항
서울대병원 "사직 효력 2월부터" 제안... 타 병원들은 "내부 논의 중" 답변
의대 교수들 "일방적 사직처리 말라"... "정부 요구는 강제할 수 없는 행정지도"

2024년 7월 17일, 전국의 수련병원들이 정부의 전공의 결원 확정 요구에 응하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놓여있다. 정부는 이날까지 전공의 결원을 확정하라고 요구했지만, 대다수의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의 무응답으로 인해 사직 처리를 완료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들이 올해 초 사직 의사를 표명한 전공의들에게 최종 복귀 의사를 묻는 메시지를 보냈으나, 7월 15일까지 극소수의 전공의만이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주요 의료기관인 빅5 병원(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구체적인 응답률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복귀자 수가 한 자릿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약 520명의 이탈 전공의 중 단 7명만이 복귀 의사를 밝혔다.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산대병원은 사직서를 제출한 185명의 전공의 중 대부분이 병원의 메시지에 응답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복귀자가 없는 상태다. 충북대병원은 114명 중 112명이, 충남대병원은 245명 중 236명이 여전히 복귀하지 않고 있다. 전북대병원, 전남대병원, 경북대병원, 경상국립대병원 등 다른 주요 국립대병원들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러한 상황은 사립대학병원들도 마찬가지다. 동아대병원, 아주대병원, 영남대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울산대병원, 조선대병원, 중앙대병원 등 주요 사립 수련병원의 전공의들 중에서도 복귀 의사를 밝힌 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7월 15일 정오를 기준으로 전체 211곳 수련병원의 전공의 출근율은 8.4%에 해당하는 1,155명에 그쳤다. 이는 7월 12일 대비 단 44명만이 추가로 복귀한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련병원들은 아직 사직 처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직서 수리 시점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모든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철회한 6월 4일 이후를 사직서 수리 시점의 원칙으로 제시했지만, 전공의들은 2024년 2월로 요구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대병원은 16일 오전 소속 전공의들에게 '사직 합의서'를 보내, 사직서 수리 시점은 7월 15일로 하되 효력은 2월 29일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안내했다. 이는 내년 3월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 합의서에는 병원과 전공의 측 모두 그간의 손실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향후 법적 공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련병원은 여전히 내부 논의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한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병원장 간 논의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통일된 방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련병원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전공의가 없는 형태로 병원 운영을 지속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분위기"라며, 하반기에도 전공의들의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의대 교수들은 수련병원장들에게 "일방적인 사직 처리를 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그리고 수련병원 교수 대표들은 16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사직서 처리 및 수리 시점 등은 일방적으로 결정될 것이 아니라 개별 소속 전공의들과 충분한 논의 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또한 보건복지부의 전공의 사직 처리 관련 공문이 행정절차법상 '행정 지도'에 불과하므로 강요될 수 없으며, 이를 따르지 않았다고 불이익 조치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수련병원장들에게 전공의법의 본래 목적인 '전공의 권리를 보호하고 환자 안전과 우수 의료인력 양성에 이바지함'에 충실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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