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등 수련병원 "복귀 무응답 전공의, 17일 일괄 사직"... 정부 마감일 앞두고 압박
서울대병원 "사직 효력 2월 29일"... 강릉아산병원은 이미 15일자 사직 통보
복지부 "17일까지 결원 확정해 하반기 모집 인원 신청하라"... 병원들 고심
대통령실 "하반기 모집이 마지막 기회... 지원자 적으면 9월부터 전문의 중심 전환"
2024년 7월 16일, 보건복지부가 정한 전공의 결원 확정 마감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많은 수련병원들이 '무응답 전공의'를 일괄 사직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는 장기화된 전공의 파업 사태에 대한 병원들의 대응책으로, 정부의 압박과 의료 현장의 현실 사이에서 고심하는 병원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수련교육부는 무응답 전공의들에게 16일 자정(밤 12시)까지 복귀·사직 여부를 밝히지 않으면 17일 오전에 사직 처리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이들은 사직서를 '7월 15일 자'로 수리할 예정이며, 인턴 과정을 수료한 전공의의 경우 레지던트 1년 차 임용 등록이 취소된다고 통보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에는 '빅5병원' 중 한 곳인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해 총 8개의 수련병원이 소속되어 있어, 이 결정은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릉아산병원은 이미 한 발 앞서 무응답 전공의들에게 7월 15일 자로 사직 처리됐다고 16일에 통보했다. 강릉아산병원 교육수련부는 전공의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복지부의 공문에 따라 복귀·사직 여부 회신을 요청했으나, 관련 회신이 없어 사직 처리했음을 알렸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전공의들에게 '사직에 관한 합의서'를 작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합의서에 따르면 사직서 수리 시점은 '7월 15일'이지만, 사직 효력 발생 시점은 2월 29일로 설정되어 있다. 이는 전공의들에게 일종의 유예 기간을 제공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 역시 무응답 전공의에 대해서는 일괄 사직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러한 병원들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병원으로 돌아온 전공의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5일 정오(낮 12시) 기준으로 전체 전공의의 8.4%에 해당하는 1,155명만이 수련병원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지난 12일에 비해 44명이 증가한 수치다. 특히 빅5병원의 경우, 지난 3일 동안 전공의 31명이 추가로 복귀해 15일 기준 195명(8%)만이 근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수련병원들에게 전공의 복귀·사직 여부를 확인하여 결원을 확정한 후, 오는 17일까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로 2024년도 하반기 모집 인원을 신청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인턴과 레지던트 1~4년 차를 대상으로 하며, 오는 22일부터 모집 일정이 시작될 예정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번 하반기 모집 절차가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6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마지막 기회를 한 번 더 드리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사직 처리로 인해 소속에서 벗어난 전공의들이 하반기 모집 시 다른 기관에 지원함으로써,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복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대통령실은 하반기 모집에도 지원하는 전공의가 많지 않을 경우,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발표한 대로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구조 전환하는 계획을 앞당겨 실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빠르면 9월부터라도 원하는 상급종합병원에 대해 구조 전환 시범사업을 실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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