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덜컥 마셨는데 비린내..." 카페 '체액 테러' 용의자, 열흘 만에 자수

CCTV에 포착된 20대 남성... "언론 보도에 불안감 느껴 자수"
경찰,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 국과수에 이물질 감정 의뢰
"성범죄로 봐야" 목소리 커져... 백혜련 의원, 관련 법 개정안 발의

2024년 7월 16일, 서울의 한 대학가 카페에서 발생한 이른바 '체액 테러' 사건의 용의자가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여직원의 음료에 이물질을 넣는 행위가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면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


▲ A씨가 음료에 이물질을 넣는 모습. [이미지출처=JTBC 방송화면 캡처]

MBN의 보도에 따르면, 20대 남성 A씨는 사건 발생 약 10일 만인 7월 12일에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넣은 이물질이 본인의 체액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자수는 언론 보도로 인한 불안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지난 7월 5일 JTBC '사건반장'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공개되었다. 해당 카페에서 일하는 여성 B씨는 근무 중 잠시 내려둔 자신의 커피를 다시 마시던 중 이상한 냄새를 느끼고 음료를 뱉어냈다고 증언했다. B씨는 방송 인터뷰에서 "제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항상 마시는데 빨대로 딱 빨아들이는 순간 정말 역했고 비린내가 나서 삼키는 것과 동시에 뱉어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카페의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손님으로 온 A씨가 가방에서 정체불명의 물건을 꺼내 주머니에 넣은 채 카운터로 접근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그는 B씨가 주문을 받고 주방으로 들어간 사이에 B씨의 음료에 몰래 이물질을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개인정보가 남지 않도록 모바일 쿠폰으로 결제를 했지만, 경찰은 CCTV 추적을 통해 카페 인근에서 A씨의 카드 사용 내역을 확보할 수 있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물질에 대한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현재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와 동기를 조사 중이다.

이번 사건은 이전에도 발생했던 유사한 '체액 테러' 사건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과거에는 40대 공무원이 여성 동료의 텀블러에 자신의 체액을 넣은 사건과, 대학생이 여학생의 신발에 체액을 묻힌 사건 등이 있었다. 이러한 사건들에서 가해자들은 재물손괴 혐의로 각각 벌금 300만원과 50만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처벌 수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체액 테러 행위가 단순한 재물손괴를 넘어서 성적 의도가 있고 피해자에게 심각한 성적 불쾌감을 일으키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러한 행위를 성범죄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여,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18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체액 테러를 형사 처벌이 가능한 성범죄로 분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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