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95% "주 4일제 만족"... 퇴사율 절반으로 감소
근무시간 줄었지만 매출 10% 증가... "업무 집중도 높아져"
금요일 휴무에도 긴급 상황엔 자발적 근무... "책임감 향상"
2024년, 한국의 기업 문화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온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기업교육 전문 업체인 휴넷이 2년 전 도입한 '주 4일 근무제'가 그 주인공이다. 이 제도는 도입 당시 많은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불러일으켰지만, 2년간의 실제 운영 결과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휴넷은 2022년 7월부터 주 4일 근무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했다. 이 제도 하에서 직원들은 매주 금요일을 공식 휴무일로 지정받아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만 출근한다. 다만, 고객 접점 부서의 경우 업무의 특성을 고려해 금요일 대신 다른 요일에 분산하여 휴무를 사용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근무 시간 단축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연차나 연봉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휴넷의 신입 직원 초봉은 직급에 따라 3500만원에서 4000만원 수준으로, 이는 주 5일 근무 기업들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수준이다. 휴넷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 시 연차 소진이나 연봉 조정 등의 제한을 두는 것과 달리, 우리는 조건 없이 온전한 주 4일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파격적인 제도 도입은 구직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주 4일제 시행 이전 휴넷의 입사 경쟁률은 10대 1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제도 시행 후 최근에는 100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시행 1년 차에는 경쟁률이 3배 이상 증가했고, 2년 차인 올해는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하며 해를 거듭할수록 그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한 직장인은 "연봉도 중요하지만 자기 시간을 중요시 여기는 요즘 젊은 직장인들에게 주 4일 근무는 매력적인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현대 직장인들, 특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근무 중인 직원들의 만족도 또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실시된 직원 설문조사에서 95.5%가 '주 4일제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83%는 '월 3회 이상 주 4일제를 잘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퇴사율이 주 4일제 시행 이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것이다. 이는 근무 환경 개선이 직원 유지율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업무 몰입도 측면에서도 주 4일제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휴넷은 업무 프로세스 개선, 불필요한 업무 폐기, 회의 간소화 등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부터는 AI를 활용한 업무 효율성 향상에도 투자하고 있어, 기술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도 주력하고 있다.
휴넷 과정운영팀의 송승연 선임은 "주 4일로 근무시간은 줄었지만 연차도 연봉도 그대로다. 만족도가 높은 좋은 제도를 유지하려면 회사가 잘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책임감을 갖고 일하게 된다"며 "시간이 줄어든 만큼 근무시간에 집중도가 높아졌다. 업무 파급력과 효율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근무 시간 단축이 오히려 업무 효율성과 책임감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직원들이 휴무일인 금요일에도 '고객 요청 처리', '긴급 이슈' 등 필요시에는 자발적으로 업무를 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이는 주 4일제가 직원들의 자율성과 책임감을 높이는 데 기여했음을 시사한다.
휴넷 관계자는 "직원들은 근무 시간 동안 더 집중해 업무를 수행하게 됐고 이는 업무 성과로 직결되고 있다"며 "근무 시간 축소에도 추가 충원 없이 전체 직원 수는 유지되고 있고 회사는 전년 동기간 대비 10% 이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회사의 매출은 2021년 713억원에서 2022년 859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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