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50개 병원 중 26곳, 사직 처리율 30% 미만... "제자들 기다리는 중"
경북대·충남대병원 등 지역거점 국립대병원도 사직 처리 보류
사직 처리해도 9월 모집 최소화... 분당서울대병원 4.3%만 충원 계획
2024년 7월 18일, 전국 수련병원의 전공의 사직 처리 현황이 공개되었다.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1만 3,531명 중 7,648명이 사직 처리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전체 전공의의 56.5%에 해당하는 수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인턴의 경우 임용 대상자 3,068명 중 2,950명(96.2%)이 사직 또는 임용 포기 처리되었다. 반면 레지던트는 1만 463명 중 4,698명(44.9%)만이 사직 또는 임용 포기 처리되어, 인턴과 레지던트 간의 사직 처리 비율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이날 기준 실제 근무자는 인턴 110명, 레지던트 1,041명으로 총 1,151명(8.5%)에 불과했다. 이는 대다수의 전공의들이 여전히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상태임을 보여준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전체 미복귀 전공의 1만 2,380명 중 사직 처리된 비율은 61.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점은 151개 수련병원 중 41곳이 사직 처리 결과를 아예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많은 수련병원들이 전공의들의 복귀를 기다리며 사직 처리를 보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전공의 수가 가장 많은 상위 50개 병원 중 26곳은 소속 전공의 대비 사직 처리 비율이 3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한림대강동성심병원은 전공의 114명 중 22명(19.3%)만 사직 처리했으며, 대구가톨릭대병원은 124명 중 24명(19.4%), 한림대성심병원은 148명 중 29명(19.6%) 등 사직 처리율이 20%에도 못 미치는 병원들이 다수 있었다.
지역거점국립대병원들의 상황도 비슷했다. 경북대병원은 기존 소속 전공의 285명 중 82명(28.8%)을 사직 처리했고, 충남대병원은 245명 중 70명(28.6%), 부산대병원은 244명 중 62명(25.4%), 전북대병원은 212명 중 56명(26.4%)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이들 병원은 인턴과 레지던트 1년차는 임용 포기 형태로 처리하되, 레지던트 2~4년차의 경우 사직 처리를 보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수련병원들의 이러한 태도는 여러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교수들이 금년 초까지 함께 했던 제자들을 계속 기다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소재 수련병원의 한 교수는 교수들 사이에서도 사직서 수리 여부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고 전했다. 전공의들의 요청대로 사직서를 수리하자는 의견과 처리를 미뤄서라도 전공의들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고 한다.
또한, 특히 지방 수련병원의 경우 9월 전공의 모집에서 지원자가 매우 적거나 없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소속 전공의들의 복귀를 기대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미복귀 전공의 대부분을 일괄 사직 처리한 수련병원 중에서도 일부는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 규모를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를 들어, 분당서울대병원은 기존 전공의 204명 중 141명(69.1%)을 사직 처리했으나, 9월 전공의 모집 때는 단 6명만 충원하겠다고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보고했다. 이는 사직 처리 인원 대비 4.3%에 불과한 규모다.
서울대병원 역시 739명을 사직 처리하고 191명(25.8%)만 모집하기로 했으며, 고려대의료원도 499명을 사직 처리했지만 모집인원은 258명(51.7%)으로 제한했다. 부산대병원의 경우는 더욱 극단적인데, 기존 전공의 244명 중 62명만 사직 처리한 가운데 9월 모집인원은 단 1명만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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