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특위 "존속" vs 시도의사회 "해체"... 의료계 리더십 공백 우려 커져
"의대생·전공의 기다린다" 올특위... "책임 회피용 방패막이" 비판 쏟아져
대전협도 "이대로 두면 안 돼"... 의협 집행부 22일 운영계획 발표 주목
2024년 7월 21일, 한국 의료계가 내부 갈등으로 인해 심각한 혼란에 빠져 있다. 정부가 전공의 사직 처리와 하반기 모집을 강행하는 가운데,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의 존폐를 둘러싼 논란이 의료계 내부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올특위 자체는 존속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7월 20일에 열린 4차 회의 후, 임정혁 공동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특위가) 날개를 접는 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존속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고 한다. 한 올특위 관계자는 "해체 반대와 찬성 비율이 5대2였다. 회의를 참관한 전공의들도 모두 해체를 반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의료계 내부의 여론은 이와 다르다. 많은 이들이 올특위가 의료계를 제대로 아우르지 못하면서 정부와의 투쟁에 오히려 지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의료계 투쟁 방향을 제시할 뚜렷한 로드맵이 없다는 점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올특위가 제시한 구체적인 계획은 7월 26일로 예정된 전 의료계 대토론회가 전부다. 지난 15일 의협 기자회견에서 임현택 회장도 이 외의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의료계 내부에서는 강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시도의사회장은 "투쟁 노선도 계획도 메시지도 아무것도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정부가 전공의 일괄 사직 처리와 하반기 모집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집행부는 올특위가 결정할 문제라면서 미룬다. 정작 올특위는 의대생과 전공의 기다리는 중이란 말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대로라면 올특위가 "임 회장의 책임 회피용 방패막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또 다른 시도의사회장은 올특위 구성 이후 "대정부 투쟁의 리더십이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올특위는 의대생과 전공의가 '투쟁의 전권'을 가졌다고 강조하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투쟁의 주체만 모호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올특위는 빨리 정리하고 집행부가 젊은 의사 포용에 나서야 한다"며, "지금은 이들이 알아서 돌아올 거라고 기다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빨리 투쟁 동력을 회복하고 단일 대오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도 7월 20일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집행부와 올특위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의원회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올특위를 이대로 두면 안 된다고 임 회장에게 직접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과 불만에도 불구하고, 임현택 회장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올특위 운영은 집행부 소관이며, 시도의사회 모임인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나 의협 대의원회도 '권고'만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은 "앞으로 올특위와 집행부 행보를 보아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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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