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1년차 0명" vs 가톨릭의료원 "205명"... 병원별 전략 차이 뚜렷
서울대병원, 1년차 7명·상급년차 25명 '최소 모집'... "이탈 제자 자리 비워둘 것"
의대 교수들 "하반기 지원자 제자로 불인정"... 대규모 모집에도 지원 저조 우려
2024년 7월 22일, 한국 의료계의 주목을 받아온 하반기 전공의 모집 규모가 최종 확정되었다. 보건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이날 "2024년도 후반기 인턴 및 레지던트 1년차, 상급년차 전형계획을 공개하고, 31일까지 접수를 받는다"고 발표했다. 이번 모집은 당초 수련병원들이 신청한 7,707명보다 62명 줄어든 7,645명을 선발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이번 모집 규모는 역대 하반기 모집 중 최대 규모로, 연차별로는 인턴 2,525명, 레지던트 1년차 1,446명, 레지던트 상급년차 3,674명이다. 이는 최근 의료계 파업으로 인한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위해 '특례 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전형이 시작되기 전부터 파행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턴 모집의 경우, 전국 87개 수련병원에 2,525명의 정원이 배정되었다. 이는 지난해 44개 병원에서 114명을 모집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관 수는 2배, 인원은 무려 2,411명이 늘어난 수치다. 기관별로는 통합수련을 하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이 218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대병원이 159명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세브란스병원 146명, 서울아산병원 131명, 삼성서울병원 123명 등 빅5 병원들 모두 세 자릿수 인턴 충원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지던트 1년차의 경우 111개 기관에서 1,446명을 선발한다. 선발 기관 수는 지난해 196개에서 85개가 줄었지만, 오히려 선발 인원은 614명보다 무려 832명이 늘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빅5 병원들의 엇갈린 행보다. 서울아산병원은 정원 '0명'으로, 이번 하반기에는 아예 레지던트 1년차를 선발하지 않는다. 이는 지방 수련병원 레지던트들이 하반기 모집에 전공을 바꿔 인기과에 지원하는 것을 원천봉쇄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서울대병원 역시 심장혈관흉부외과 2명, 산부인과 2명, 가정의학과 1명, 응급의학과 1명, 핵의학과 1명 등 총 7명만 선발한다. 반면 가톨릭중앙의료원은 205명, 삼성서울병원 116명, 세브란스병원 158명 등 빅5 병원 중 나머지 3개 병원은 전년보다 훨씬 많은 레지던트 1년차 모집에 나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레지던트 상급년차의 경우 전국 101개 수련병원에서 총 3,674명을 선발한다. 이는 지난해 62개 병원에서 606명을 모집했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수준이다. 대상 과목 역시 작년에는 8개 과목으로 제한했지만 올해는 25개 과목으로 사실상 모든 전문과목에 충원을 허용했다.
서울아산병원은 레지던트 1년차를 뽑지 않는 대신 상급년차는 309명을 선발한다. 이는 전공을 바꾸지 않은 지방 전공의들에게도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서울대병원은 레지던트 상급년차도 25명만 선발하기로 했다. 이는 의정사태로 이탈한 제자들의 빈자리는 그대로 놔두고 실질적인 결원만큼만 채우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대규모 모집에도 불구하고, 실제 지원자는 매우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공의들의 무관심 속에 의대 교수들은 "하반기 지원자는 제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형 일정을 살펴보면, 인턴의 경우 별도 필기시험 없이 8월 20~21일 이틀간 면접을 진행한다. 레지던트 1년차는 8월 17일 필기시험, 20~21일 면접이 예정되어 있다. 합격자는 8월 22일 동시에 발표된다. 레지던트 상급년차는 8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 동안 면접이 진행되며, 합격자 발표는 8월 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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