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퇴직 교수' 소환으로 의료 공백 메운다... '비상경영' 카드

전공의 집단행동 6개월... "당직의 부족 문제 해결 어려워" 한계 지적
의료원, 일반직 무급휴직 80일로 확대... 경영난 심화에 비상대책 잇따라
정부도 '시니어 의사 지원센터' 설치... 4천여 명 퇴직 의사 활용방안 모색

세브란스병원이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진료 공백과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퇴직 교수' 투입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이사회는 최근 비상 정책이사회를 개최하여 이러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허동수 연세대 이사장은 회의에서 "인건비를 조정해서라도 유능한 퇴임 교수를 적극 활용하라"고 주문하며, 전공의 공백을 퇴임 교원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금기창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최근 정책회의를 통해 퇴임 교수를 재고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으며 현재 일부 퇴임 교수가 진료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퇴임 교수 투입이 현 상황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금기창 의료원장은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가장 큰 문제는 당직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인데 퇴임교수가 당직의를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전체 의사 중 전공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30~40%에 달하는 만큼 전공의 이탈로 인한 후유증이 매우 크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연세의료원은 이미 지난 3월 15일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하고, 산하 병원인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이 조치의 대상은 의사를 제외한 일반직 직원으로, 그 규모만 1만 2000여 명에 이른다. 당시 금기창 의무부총장은 "현재 의료원은 큰 경영 위기에 있다. 진료시스템을 유지하는 것 외에도 수입 감소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이 날로 커지고 있어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연세의료원은 이달부터 일반직 직원 대상 무급휴직 기간을 기존 40일에서 80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정부 차원에서도 집단사직 전공의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퇴직 교수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필수의료 분야 진료공백 최소화를 위한 시니어 의사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50세 이상 79세 이하 의사 중 활동하지 않는 의사는 약 4,166명으로, 50대는 1,368명, 60대는 1,394명, 70대는 1,404명이다. 또한, 최근 5년간 전국 의대에서 퇴직한 교수는 연평균 230명, 누적 1,269명에 달한다.

이에 정부는 시니어 의사 투입 지원을 위해 4월부터 국립중앙의료원 내 '시니어 의사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병원과 시니어 의사를 연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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