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직 전공의' 취업한 것을 복귀로 발표해 의료계 반발... '수치 부풀리기' 지적

일반의 취업까지 '복귀' 포함... 실제 수련 복귀는 미미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율 1.8%에 그쳐... 추가 모집 실효성 의문
의료계 "실질적 대책 없이 보여주기식 브리핑"... 갈등 해소 난항

정부가 전공의 복귀 증가세를 발표한 가운데, 의료 현장에서는 이에 대한 의문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복귀한 전공의 수가 일주일 사이 2배 이상 늘었다고 발표했으나, 이 수치에 대한 해석과 실제 현장 상황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복지부 정윤순 보건의료정책실장은 7일 브리핑에서 5일 기준으로 수련 현장에 복귀한 레지던트가 총 1,091명이며, 사직한 레지던트 5,701명의 11%인 625명이 종합병원 등에 취업해 진료 현장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발표에 대한 추가 질문에서, 복귀했다는 625명이 실제로는 전공의로서 수련에 복귀한 것이 아니라 일반의로 신규 취업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 실장은 "사직 처리 완료자 5,701명 중 625명이 의료기관에 신규 취업해 임상의로 활동하니까 기본적으로 일반의로 활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들이 취업한 의료기관의 대부분이 종합병원이 아닌 병원급 이하의 의료기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의 추가 안내에 따르면, 일반의로 취업한 사직 전공의 중 257명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368명은 의원급에 취업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정부의 발표 방식에 대해 의료계는 강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사직 전공의들은 정부가 분모를 줄이고 일반의 취업을 복귀로 계산하는 등 수치 부풀리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한 사직 전공의는 "분모를 줄여 백분율을 올린다고 실제 복귀한 전공의가 늘어나나.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일반의로 병원에 취직한 게 어떻게 복귀냐. 실질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고 보여주기식 브리핑만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마감된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는 여전히 심각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총 104명만이 지원했으며, 인턴 지원율은 0.5%(2,525명 모집에 13명 지원), 레지던트 지원율은 1.8%(5,120명 모집에 91명 지원)에 그쳤다. 특히 일부 전공과목에서는 지원자가 전혀 없었으며, 주요 과목인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에서도 지원율이 매우 저조했다.

정부는 오는 9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을 시작한다고 발표했지만, 의료 현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많은 사직 전공의들은 이미 다른 진로를 모색하고 있거나 일반의로 취업한 상태여서 추가 모집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공의들의 대규모 사직과 낮은 복귀율은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와 의료 체계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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