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배정 회의록 파기에 야당 반발...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가"

교육부 "갈등 우려로 파기"... 야당 "공공기록물 관리법 위반 소지"
충북도 공무원 참석 의혹 제기... "특정 지역 의대 정원 대폭 증원 의문"
與 "배정 기준 자료 충분"... 野 "투명성·공정성 검증 불가능" 공방

국회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가 16일 오전 개최한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대 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에서 의대정원배정심사위원회의 회의록 파기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은 청문회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 그에 따르면, 당초 배정심사위원장을 증인으로 부르는 대신 교육부가 충분한 자료를 제출하기로 여야 간사가 합의했으나, 교육부는 자료 제출 기한이었던 13일에 배정심사위가 비상설·비법정위원회라는 이유로 회의록 의무 작성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한다.


이후 오후 5시경 관련 자료를 제출했으나 내용이 미흡해 추가 보완을 요청했을 때, 교육부는 참석 위원들의 전원 동의를 얻어 배정심사위 협의 내용을 파기했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위원장인 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배정위원회가 중요 회의였음에도 불구하고 기록을 남기지 않고 파기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무엇이 두려워 파기를 했느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교육부 오석환 차관은 이에 대해 3차례에 걸친 회의 결과물은 정리해 제출했으며, 의사결정 과정에서 제공된 자료 중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들은 보존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민감한 상황에서 자료 유출로 인한 갈등 촉발 우려 때문에 실무진이 그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부연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야당 의원들은 의대 정원 배정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배정심사위 첫 회의에 충북도청 보건담당 국장이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북의대의 입학정원이 대폭 증가한 것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었다.

민주당 김준혁 의원은 특정 광역자치단체 공직자의 참여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하며, 이로 인해 충북도 소재 대학 2곳의 의대 정원이 211명이나 증원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러한 내용들이 파기된 자료에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료 폐기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보건복지위원장인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번 사태가 정부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신뢰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정부가 굉장히 중요한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 어떤 자료를 토대로 했는지 사후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의 조정훈 의원은 교육부가 제출한 자료가 의대 정원 배정 기준 등 핵심 내용을 잘 갖추고 있다며, 교육부가 충분히 협조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임의적 기관의 경우 속기록과 회의록을 남길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현재 중요한 것은 배정 기준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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