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집권 시절, 백악관 내부에서 있었던 충격적인 발언들과 그에 대한 참모들의 반응이 전직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을 통해 공개되었다.

CNN 방송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허버트 맥매스터의 회고록 '우리 자신과의 전쟁 : 트럼프 백악관에서의 내 임무 수행'의 내용을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맥매스터의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무실 회의 중 "북한군이 열병식을 할 때 북한군 전체를 제거하면 어떨까"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고 한다.

또한, 마약 문제 해결을 위해 "멕시코에 있는 마약을 폭격하면 어떨까?"라는 식의 비현실적이고 위험한 제안도 서슴지 않았다고 맥매스터는 전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즉흥적이고 비전문적인 정책 접근 방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황당한 제안에 대한 다른 백악관 참모들의 반응이었다. 맥매스터에 따르면, 대부분의 참모들은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반대 의견을 제시하기는커녕 "당신의 본능은 언제나 옳습니다"라며 경쟁적으로 아첨했다고 한다.

맥매스터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과 함께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으로 불리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즉흥적 정책 결정을 견제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란 핵 협상, 대아프가니스탄 전략,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등 주요 정책 사안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속적으로 충돌하다가 결국 취임 13개월 만에 물러나게 되었다.

맥매스터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결정적으로 갈라서게 된 계기는 2018년 2월 뮌헨안보회의에서의 발언이었다. 당시 맥매스터는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증거"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는데,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 비판을 가했다. 이 사건 이후 한 달 만에 맥매스터는 국가안보보좌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그러나 맥매스터의 회고록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일방적인 비판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강경한 대중국 정책에 있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과 뜻을 같이 했으며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NN은 맥매스터의 저서가 전체적으로 "트럼프 백악관을 매우 비판적으로 기술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