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으로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의 역할이 합법화되면서, 중소병원과 전문병원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2차 병원들은 이 법안이 가져올 부정적 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주된 걱정은 대학병원들이 PA 간호사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나설 경우,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병원들이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우려는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간호등급제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등 새로운 제도가 도입될 때마다 상급종합병원으로의 간호사 이탈이 심화되어, 중소병원들은 심각한 간호인력난을 겪어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조사 결과는 이러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면허 등록 간호사 39만8673명의 전년 대비 활동 유지율을 조사한 결과, 상급종합병원은 89.7%, 종합병원은 84.0%로 높게 나타난 반면, 300병상 미만의 중소병원은 50% 미만으로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간호등급제 현황 역시 중소병원들의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최근 3년 동안 간호등급제로 인한 전체 감산액의 92%가 중소병원에 집중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PA 간호사 합법화로 인해 상급종합병원들이 인력 영입 경쟁에 나설 경우, 2차 병원들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특히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의와 PA 간호사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PA 간호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수술방을 운영 중인 중소병원과 전문병원들의 우려가 특히 크다. 이들 병원은 그동안 간호인력난 속에서도 어렵사리 PA 간호사를 채용해 수술을 시행해왔는데, 이제 그마저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한 전문병원 원장은 "PA 간호사는 기존에도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했는데 이번 간호법 제정으로 상급종합병원들이 블랙홀처럼 PA 간호사를 빨아들일 공산이 커 걱정"이라며, "그나마 어렵게 확보한 PA 간호사들이 이탈할 경우 당장 수술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2차 병원들은 수술 보조인력 범위 확대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PA 간호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허용 범위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PA 간호사 이탈로 2차 병원의 수술장 운영에 지장이 생기면 결국 환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은 2차 병원에 한해 경륜이 풍부한 간호조무사의 수술보조를 허용하는 방안이다. 현행법상 간호조무사의 진료보조행위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한해 허용되며, 병원급 이상에서 이뤄지는 간호조무사의 진료보조행위는 불법이다.

한 중소병원 원장은 "동일한 수술에 대한 보조행위이지만 의원에서는 허용되고, 병원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며 제도의 융통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간호조무사 수술보조행위를 2차 병원까지 확대해 주되 수술 중증도를 감안해 자격 제한을 두는 방식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