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아내 마중 나갔다 참변...89세 남편 18시간 만에 시신으로 발견

장흥서 시간당 74mm 폭우...도로 덮친 급류에 80대 남성 실종
"매주 치매 아내 마중 나가"...끝까지 지켜온 노부부 애틋한 사연
경찰·소방·주민 수색에도 안타까운 결과...지역사회 비통

전남 장흥에서 폭우로 인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80대 남성 A씨(89)가 18시간여 만에 안타깝게 숨진 채 발견되었다. 이 사건은 갑작스러운 기상 이변과 노부부의 애틋한 사연이 얽힌 비극적인 사고로,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22일 전남 장흥경찰서에 따르면, A씨의 시신은 이날 오전 11시 35분경 장흥군 장흥읍 평화리의 한 저수지에서 발견되었다. A씨가 실종된 지 약 18시간 만의 일이다.

사고는 전날인 21일 오후 5시 13분경 발생했다. 당시 A씨는 요양보호센터에서 돌아오는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를 마중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넘어진 후 수로로 빠져 실종되었다. 사고 당시 장흥 지역에는 시간당 74.3mm의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도로까지 물에 잠기는 상황이었다.

A씨의 아내를 태운 요양보호센터 버스가 정시에 도착했으나, A씨가 보이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자 버스 기사가 119에 신고를 했다. 이후 경찰과 119구조대, 그리고 마을 주민들이 총동원되어 수색 작업을 벌였다. 2~3m 깊이의 저수지 바닥을 훑는 등 철저한 수색이 이루어졌지만, 결국 A씨는 숨진 채 발견되고 말았다.

이 사고는 단순한 기상 사고를 넘어 노부부의 애틋한 사연으로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A씨는 아내가 치매를 앓게 된 이후 직접 간호하며 돌봐왔으며, 매주 재활 치료를 위해 주간보호센터를 다녀오는 아내를 빠짐없이 마중 나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폭우가 쏟아지던 그날에도 어김없이 아내를 마중 나갔다가 참변을 당한 것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주민들은 깊은 슬픔에 빠졌다. A씨 부부의 애틋한 사연을 잘 알고 있던 이웃들은 수색 과정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A씨의 무사 귀환을 간절히 바랐었다. 그러나 비극적인 결과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은 현재 A씨의 시신을 인양하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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