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늦더위로 전기 사용량 급증...가을 '요금 폭탄' 찾아올 수도

9월 최대전력수요 93.2GW 기록...작년 한여름 수준 근접
전력당국, 발전기 정비 연기 등 긴급 대응으로 대규모 정전 막아
전문가 "이상기후 대비 안정적 전력 믹스와 설비 구축 시급"

9월 중순까지 이어진 이례적인 늦더위로 인해 전기사용량이 한여름 수준의 가을 신기록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에 따르면, 9월 11일 국내 최대전력수요가 93.2기가와트(GW)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여름 최대전력수요인 93.6GW(8월 7일)에 근접한 수치로, 가을철에 이러한 높은 전력수요가 발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올해 9월의 기상 상황은 전력 수요 급증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 전국적으로 역대 최다인 6일 동안 폭염이 발생했으며, 열대야도 4.3일(서울 기준 9일) 지속되었다. 특히 서울을 기준으로 마지막 폭염과 열대야가 각각 9월 18일과 19일에 기록되어, 역대 가장 늦은 시기였다. 이러한 늦더위로 인해 기업, 상점, 가정에서 에어컨 사용이 지속되면서 전기 사용량이 급증했다.

전력 수요의 급증은 전기요금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전기요금은 에어컨 사용량이 많은 7~8월에 집중적으로 증가하고 가을철인 9~11월에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올해는 에어컨 사용 기간이 9월 초·중순까지 연장되었다. 이로 인해 8월에 이어 9월 고지서에도 높은 전기요금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당국은 이러한 이례적인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발 빠른 조치를 취했다. 전력은 저장이 어려운 에너지 특성상, 수요 전망에 맞춰 공급량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초 전력 당국은 추석 연휴를 전후로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전력 사용량이 급감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늦더위 예보로 인해 전국의 발전력을 여름철 수준으로 유지해야 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8월 31일 전력수급상황점검회의에서 18개 발전기의 정비일정을 연기하여 1.4~2.7GW의 추가 발전력을 확보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조치 덕분에 9월 11일 최대전력수요가 93.2GW로 치솟았음에도 불구하고 8.6GW의 공급 예비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예비력이 5GW 미만으로 떨어지면 전력 수급에 위험 신호가 켜진 것으로 간주된다.

9월 19일에도 전력수요가 급증하자 당국은 석탄발전기의 출력을 상향 조정하고, 유사시 전력 사용을 중단하기로 약속된 사업장과 신뢰성 수요반응(DR) 자원을 3시간 동안 투입하여 9~10GW의 예비력을 유지했다. 이러한 대응으로 대규모 정전과 같은 심각한 사고는 방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력 수요·공급(수급) 관리에 대한 부담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9월 말부터 기온이 떨어지면서 가을철 전력수요 감소에 대비한 공급력 감축을 통한 수급 관리가 필요하다. 동시에 때 이른 한파에 대비한 준비도 필요한 상황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9월 폭염과 같은 이상기후가 앞으로도 빈번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증가로 인한 공급 변동성도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대규모의 안정적 발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력 믹스 구성과 함께 송·변전설비를 적시에 구축하는 것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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