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침술 간호조무사 시행 불가…법원 "전통 침술과 유사"

법원, 간호조무사의 전자침술 시행 불허…전통 침술과 유사성 인정
한의사 A씨의 급여 환수 취소 소송 기각…전자침술 간호조무사 시술 불가
재판부, 전자침술의 정확한 시술 필요성 강조…의료기술은 한의사만 시행 가능

전자침술이 간호조무사의 진료보조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바늘 삽입 없이 전자파를 이용하여 환부를 치료하게 되는 전자침술은 전통적 침술과 유사한 수준의 의료행위로 평가되어 간호조무사가 직접 시행할 수 없다는 결론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자면,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송각엽 부장판사)는 간호조무사에게 전자침술을 지시한 한의사 A씨가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 소송을 기각했다.


보건복지부는 2021년 A씨가 운영하는 한의원에 대해 2018년 4월부터 2019년 6월, 그리고 2021년 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총 18개월간 현지 조사를 실시했고, A씨가 부당하게 요양급여비용 및 의료급여비용을 청구한 사실을 적발했다.

조사 결과, A씨는 간호조무사에게 자신이 지정한 부위에 전자침술을 시키고 요양급여비용 약 770만 원을 청구했으며, 이 외에도 치료식 영양관리료 거짓 청구 174만 원, 본인부담금 과다 징수 1419만 원 등 총 1471만 원의 요양급여비용 및 894만 원의 의료급여비용을 부당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건강보험공단은 1469만 원, 구청장은 894만 원의 의료급여비용을 환수 조치했다.

전자침술은 전극을 이용해 피부에 압박을 가하거나 비침습적 자극을 주는 방식으로, 직접 체내에 바늘을 삽입하지 않는다. 하지만 재판부는 "전자침술이 신체 내 바늘을 찔러넣는 행위가 아니라는 점에서 침습성이 덜한 것은 맞지만, 작은 금속 원뿔 형태의 SSP를 이용해 경혈에 전기자극을 가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침술과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했다.

A씨는 "한의사가 부항기 부착 위치를 지정하면 간호조무사가 이를 부착할 수 있는 것처럼, 전자침술도 진료보조행위에 해당하므로 의료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부항술은 피부에 음압을 가해 소염 및 진통 작용을 유도하는 행위로, 환부를 둘러싼 부위에 음압을 주는 부항과 경혈에 직접 자극을 가하는 전자침술은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판부는 "전자침술은 경혈에 물리적 혹은 전기적 자극을 가하는 의료행위로, 신체에 위험성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위치에 시행되어야 하며, 이는 정확한 의료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에 한의사가 직접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부항술과 전자침술을 동일시하는 A씨의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또한, 전자침술 시행 방법에 대한 교육이 한의사가 아닌 간호사에 의해 이루어진 점을 지적하며, "한의사가 환자마다 장치 부착 위치를 세밀하게 지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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