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은 못 먹어 안달…"여기 빵은 안 팔려요", 전통 마트 빵의 몰락

전통 마트 빵 매출 감소, 소비자 선호 변화로 인한 영향
성심당의 대성공과 대조적으로 양산형 빵 시장의 위축
고품질 제품 선호 증가, 소비자의 높아진 기대치 반영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40대 주부 이모 씨는 "오랜만에 마트에서 빵을 보긴 했지만, 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옆 매대에서 과자를 고르며 "요즘 나들이나 지역 여행을 갈 때는 그 지역의 유명 베이커리나 디저트를 꼭 즐긴다. 마트에서 빵을 구매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소비자의 변화는 국내 양산형 빵 시장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다양화된 선택을 하면서, 대형마트의 전통적인 빵 매대는 점차 관심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양산형 빵의 주요 브랜드인 삼립, 롯데, 보름달의 매출은 각각 7.69%, 8.76%, 27.53% 감소했다. 이러한 추세는 제조사 점유율 1·2위인 SPC삼립과 롯데웰푸드의 매출 하락에서도 명확하게 나타났다.


전년 대비 각각 8.55%와 4.11%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전체 양산형 빵 시장의 매출 또한 2023년 상반기 3433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3319억 원으로 3.33% 감소했다.

특히 케익, 조리빵, 도넛 등 일부 품목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이와 대조적으로 대전 성심당 같은 유명 베이커리의 매출은 급성장을 이루었다. 성심당의 경우, 딸기시루와 망고시루 케익이 4만 3000원에 판매되면서 품질 대비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큰 인기를 끌었다.


심지어 중고거래 앱에서는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경우도 있었고, 매장 앞에는 개장 전부터 긴 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양산형 빵의 매출 감소를 단순히 빵의 인기가 식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인천대 소비자학과 이영애 교수는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저렴한 제품보다는 질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소비자들이 빵을 구매할 때 빈도와 양은 줄이되, 한 번 소비할 때의 만족감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변화는 품질이 높은 제품을 선호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교수는 "양산형 빵 시장에서도 '연세우유 생크림빵'과 같은 제품을 제조하는 중소 업체가 선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차별화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미 소비자의 기대가 높아진 만큼, 새로운 맛이나 차별화된 브랜딩 없이는 기존의 대기업 빵들이 외면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듯 소비자들의 취향과 선호가 다양해지면서, 전통적인 마트 빵의 매출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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