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면허 독립 관리 기구 설립 논의…의료계 윤리성 강화와 자율 규율 필요성 대두

정신질환·마약류 중독 의사 관리 위해 독립 면허관리 기구 설립 제안
선진국 사례 바탕으로 자율 징계권 도입 필요성 강조
복지부, 독립 기구 설립에 신중한 입장…공정성 문제 우려

의사들의 정신질환 및 마약류 중독 관리의 중요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독립적 의사면허관리기구의 설립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의료인 면허는 보건복지부가 발급 및 관리하고 있지만, 이를 독립적인 기구에서 보다 전문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사 면허관리 강화를 위한 국회토론회'는 서미화 의원과 대한의사협회의 공동 주최로, 의사 면허관리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안덕선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이자 의료정책연구원장은 발제에서 "의료인의 윤리성을 확보하기 위해 독립적인 면허관리 기구 설립이 필수적"이라며 국민 건강에 직결된 의사 면허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독립적인 면허관리 기구가 정신질환이나 마약류 중독 문제 등 의료인의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또한 "선진국에서는 의료인의 면허를 독립 기구에서 관리함으로써 자격 기준을 엄격히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갱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등에서는 이미 독립적인 면허관리 기구를 통해 면허 발급에서 갱신, 징계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의료인의 윤리성과 자격을 체계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 교수는 "한국도 독립적인 면허관리 기구를 도입함으로써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State Medical Board와 영국의 General Medical Council(GMC)을 예로 들며 자율 징계권을 가진 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재영 젊은의사정책자문단 위원 또한 독립적 면허관리기구 설립에 찬성하며 "전문가 집단이 자율적으로 면허를 관리하고 윤리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면허관리 기구 설립 시 전문가주의를 바탕으로 한 윤리성 강화와 면허의 질적 관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중앙 윤리위원회 배심제 도입과 같은 자율 징계 사례를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존의 정부 주도 면허 관리가 한계에 봉착했으며, 독립 기구에 의한 자율규제가 면허 관리의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은 면허관리 기구의 필요성에 대해 일부 공감하면서도, 독립적인 의사면허관리기구 설립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복지부의 오상윤 과장은 "결격 사유를 판단하고 공정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한데, 면허 관리 기구와 자율 징계권에 대한 논의가 앞서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적인 기구의 자율 징계권이 확대될 경우, 의료인들 간의 상호 감싸기 등으로 인해 국민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오 과장은 특히 "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 간호협회 등 다양한 의료인 단체가 각기 면허 관리 기구를 구성하고 자율적으로 징계를 내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직역의 면허를 독립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각 협회의 이익에 따라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각 직역의 면허를 모두 자율적으로 관리하게 할 경우, 공정성과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독립적 의사면허관리기구 설립을 둘러싼 논의는 의료계의 윤리성과 공정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지역별 의료격차 해소 및 국민 신뢰 회복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같은 자율 기구의 설립이 과연 의료계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오히려 의료계의 불투명성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을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독립적인 면허관리기구 설립은 선진국 사례를 본보기로 삼아 전문가 집단의 자율적 규율을 도입하려는 시도이지만, 그 도입에 따른 여러 문제와 현실적 장벽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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