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신축 아파트 매도자들, 대출 규제 여파로 마피 매물 속출

광명 '트리우스 광명', 강북 '한화포레나미아' 등 신축 아파트 분양권에 마이너스 프리미엄 발생
대출 규제 강화로 잔금 마련 어려워 매물 급증…신축 아파트 가격 하락세 전망
청약 시장도 부진 지속…경기 지역 1순위 청약 경쟁률 하락세 뚜렷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도권의 신축 아파트 분양권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신축 아파트는 오랫동안 수요가 높았지만, 최근 규제 강화와 대출 한도 문제로 인한 자금 부족이 원인으로, 매도자들이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권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기 광명시에서 다음 달 입주를 앞둔 '트리우스 광명' 분양·입주권에 마피가 붙은 사례가 다수 확인되고 있다. 전용면적 84㎡(10층) 분양권은 분양가보다 3,000만 원 낮은 10억 8,910만 원에 매물로 나왔고, 전용 102㎡ 역시 분양가보다 3,000만 원 낮은 12억 1,600만 원에 주인을 찾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가보다 5,000만 원 낮은 금액에도 거래가 가능한 매물들이 있다"며, "최근 웃돈을 포기하고 마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에서도 신축 아파트의 마피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내년 11월 입주 예정인 강북구의 '한화포레나미아' 전용 80㎡ 분양권은 분양가보다 5,000만7,000만 원 낮은 금액에 급매로 나왔다.


2022년 10월에 분양했던 이 단지의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11억 5,000만 원이었으나, 시세보다 2억3억 원 높은 가격이었기 때문에 계약자 절반 이상이 이탈했고, 1년 넘게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다가 간신히 완판된 사례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강화가 수도권 신축 아파트 분양권 가격 하락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현재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어 있고, 신축 아파트 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내년까지 신축 단지의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축 아파트에 대한 열기가 식어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잔금을 치르지 못하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급하게 내놓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존 주택보다 신축 아파트의 가격 하락 폭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준공 5년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2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년 초과된 구축 아파트의 상승률(0.26%)보다도 낮은 수치이다.

신축 아파트의 분양·입주권 거래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량은 1월에 991건에서 7월에는 1,134건까지 증가했으나, 8월에는 1,106건, 9월에는 761건으로 다시 줄어들었다.


상반기만 해도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공급 부족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신축 아파트 선점 움직임이 활발했으나, 하반기 들어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매물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왔고 집값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잔금을 치르지 못한 계약자들은 미분양 매물을 저렴하게 내놓고 있으며, 청약 시장에서도 부진한 성적이 이어지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서울 강남권 외 지역에서는 청약 경쟁률도 급감하고 있다.


경기 지역 아파트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8월에 8.6대 1이었으나, 지난달에는 7.4대 1, 이번 달에는 2.2대 1로 떨어졌다. 특히, 평촌신도시에 들어서는 '아크로 베스티뉴'는 전용 84㎡ 기준 가장 비싼 분양가가 15억 7,440만 원으로 인근 신축 시세보다 2억~3억 원 높아 청약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신축 아파트 공급이 집중된 지역일수록 가격 하락세가 더 뚜렷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경기 지역의 입주 예정 물량은 총 4만 5,598가구로, 특히 용인(6,710가구), 화성(6,402가구), 안양(5,523가구), 광명(4,395가구) 등에서 공급이 많다. 광명시에는 2027년까지 정비사업을 통해 총 1만 2,00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또한, 평촌신도시에서도 이달에 뉴하운맨션 삼호아파트지구를 재건축한 '평촌자이 퍼스니티(2,737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신축 아파트 선호 트렌드로 인해 신축 아파트 값이 과도하게 오른 측면이 있다"며, "정부의 재건축 패스트트랙 등 정비사업 지원책과 대출 규제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신축 아파트의 가격 하락 폭이 기존 주택보다 더 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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