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발표에 삼성전자 주가 소폭 향상…'4만전자' 탈출 시도

자사주 10조 원 매입·소각 발표에 장 초반 6%대 급등
증권가 "단기 반등 가능성 높아…중장기적 실적 개선 필수"
삼성전자,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V자 반등' 노린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장 초반 큰 폭으로 상승하며 '4만전자'의 부진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사주 소각 발표의 영향으로 삼성전자는 18일 코스피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6.54% 오른 5만 7,000원에 거래를 시작했고, 이어 장 초반 6.73% 상승한 5만 7,100원대까지 치솟았다. 오전 9시 6분 기준으로는 6.36% 상승한 5만 6,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조치로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향후 1년 내 분할 매입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3조 원 규모의 자사주는 3개월 내에 매입하여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8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 장내 매수 방식으로 보통주 약 5,014만 주와 우선주 약 691만 주를 매입해 소각한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7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대해서는 활용 방안과 시기를 다각적으로 논의하여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 결정은 삼성전자 주가가 4년 5개월 만에 4만 원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이뤄진 조치로 평가된다. 지난 7월 8만 원대까지 치솟았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후 3개월 동안 하락세를 이어왔다. 반도체 시장의 '반도체 정점론' 우려와 더불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주식들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삼성전자 역시 하락세를 피할 수 없었다. 또한,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부진과 고대역폭 메모리(HBM)에서의 경쟁력 약화 등으로 인해 주가가 압박을 받았다. 그 결과 지난 14일 종가 기준 4만 9,900원에 마감하며 '4만전자'로 추락하게 되었다.

그러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난 15일에는 주가가 7.21% 급등한 5만 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리고 이날도 주가가 급등하면서 'V자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매입 발표가 삼성전자의 단기적인 주가 반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번 자사주 매입이 2015년과 2017년 특별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보다 2014년 주가 안정을 위해 단행한 자사주 매입 결정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3개월간 15.5%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지만,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3개월간 14.5%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도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가 V자 반등을 달성하려면 반도체 업황 개선과 기술 경쟁력 회복을 통한 실적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보다 실적이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며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메모리 업황의 개선, HBM 부문의 기술력 강화, 어드밴스드 공정으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결정은 단기적인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실적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점이 증권가의 중론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반등이 일시적인 회복에 그칠지, 아니면 실적 개선을 동반한 강력한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업황과 기술 경쟁력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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