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순찰차를 들이받아 경찰관 2명을 다치게 한 50대 무면허 운전자에게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제12형사부(김도형 부장판사)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수공용물건손상,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51)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 11일 오후 전북 진안군 마령면의 한 도로에서 자신의 차량으로 순찰차를 들이받아 경찰관 B경위와 동료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경찰은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A씨의 차량을 정차시키려 했으나, A씨는 경찰의 신호를 무시하고 중앙선을 넘어 도주했다.

도주 과정에서 A씨는 갑자기 방향을 틀어 뒤쫓아오던 순찰차를 들이받고 재차 달아났다. 이 사고로 B경위는 어깨를, 동료 경찰관은 목 부위를 다쳤으며, 순찰차도 심각하게 파손됐다.

A씨는 사고 발생 약 30분 후 진안읍의 한 주차장에서 경찰에 붙잡혔지만, 음주 측정을 거부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이미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었으며, 사고 당시 무면허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피고인이 순찰차를 고의로 충격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순찰차가 피고인 차량을 충돌한 것"이라며 고의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변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고인은 순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추격 중인 상황에서 급격히 유턴을 시도했다"며, "충돌 위험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주를 감행한 점에서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한, "피고인은 경찰의 정당한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하고 시속 100km 이상으로 도주하며, 충돌로 다친 경찰관들을 구호하지 않고 재차 도주했다"며, "이후 막다른 도로에서 정차하기 전까지 도주를 멈추지 않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