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가격이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급등하며, 초콜릿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지난주 말 톤당 1만 2565달러(약 1825만원)로 급등하며 역대 최고를 찍었다. 이는 올해 초와 비교해 185% 급등한 수치로, 비트코인 상승률(128%)을 훨씬 웃도는 상승폭이다.

코코아 가격 폭등의 주요 원인으로 기후 변화가 꼽힌다. 주요 생산지에서 비가 너무 많이 오거나 부족한 비로 인한 기상 이변이 발생하면서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코코아 생산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에서는 비가 과도하게 내렸고, 서아프리카 지역은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이로 인해 기후 변화에 민감한 원자재들의 가격이 급등하며, 커피와 오렌지 주스 등도 모두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 커피는 파운드당 3.34달러로 연초 대비 73% 상승했으며, 오렌지 주스는 69% 상승해 파운드당 5.48달러에 달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초콜릿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초콜릿을 포함한 식품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 더 오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전문가에 따르면, 내년에도 코코아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가격 회복에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국내 제과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오리온은 지난 1일부터 초콜릿 제품을 포함한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으며, 초코송이와 비쵸비의 가격은 20% 이상 인상됐다.

해태제과는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8.6% 인상했으며, 롯데웰푸드는 지난 6월 빼빼로와 가나 초콜릿 등 17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2% 올렸다.

래보뱅크의 오런 밴 도르트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악천후로 수확이 부진해 내년에도 생산량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카를로스 메라는 "코코아와 커피는 변동성이 크고, 매우 위험한 상품이지만 동시에 매우 흥미로운 투자처로 여겨진다"고 말했다.